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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 커졌는데, 월급마저 덜 오른다... 소비 회복 더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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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 커졌는데, 월급마저 덜 오른다... 소비 회복 더딘 이유

입력
2023.03.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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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고용이나 임금 상승 요인 적어
저축 덕분 급격한 소비 위축은 없을 듯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겉옷을 벗은 시민이 길을 지나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겉옷을 벗은 시민이 길을 지나고 있다. 뉴스1

올해 민간 소비 회복 속도가 상당히 더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원리금 상환 부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더해 임금까지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한국은행은 '국(國)별 비교를 통한 소비 흐름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민간 소비 회복 여건을 점검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과 비교하며 소비여력(소득 및 초과저축), 주택경기 및 기타 요인을 각각 평가했다.

먼저 ①임금 등 가계소득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만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노동공급(경제활동 참가율)은 대폭 증가했지만, 노동수요(빈 일자리율)는 상대적으로 덜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은 일자리 증가가 더디고, 서비스업은 일자리가 빠르게 채워지고 있어서다. 그만큼 추가 고용이나 임금 상승을 통한 소득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결론이다.

②원리금 상환 부담도 씀씀이를 위축시키는 대목이다. 주요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채 규모를 꾸준히 축소해 온 반면, 우리나라는 팬데믹 기간 중에도 가계부채가 증가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지난해 8월 기준 45.7%에 달한다. 비슷한 기간 영국은 6%, 독일은 9%에 불과했다.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우리 가계는 소득의 약 14%를 빚 갚는 데 쓰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거래가 침체되고, 다시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③'역자산효과'도 우려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팬데믹 이후 주택가격 하락폭이 주요국 대비 크고 하락 기간도 길기 때문이다. 가전·가구 등 내구재 소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다만 팬데믹 이전 대비 초과저축이 꽤 쌓인 덕에 민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주요국 대비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시기가 늦고 지난해까지도 정부의 재정 지원이 이뤄졌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하면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개선돼 민간 소비에 긍정적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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