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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품종에도 국민성 담겼나?

입력
2023.03.23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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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렌치 불도그, 영국 래브라도 레트리버가 1위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프렌치 불도그(왼쪽)와 래브라도 레트리버. 출처: 미애완견협회

프렌치 불도그(왼쪽)와 래브라도 레트리버. 출처: 미애완견협회

반려견 선택에 해당 국가의 국민성과 시대 상황이 반영되는 걸까. 주요 국가별 1위 반려견 품종이 다르고, 미국에서는 최고 인기 반려견 품종의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반려견 품종은 래브라도 레트리버였다. 반면 프랑스 1위는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뉴질랜드는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일본은 푸들이 해당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과 남아공에서는 프렌치 불도그가 동시에 1위에 올랐다. 이 통계는 해당 국가 견주들이 자발적으로 등록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인데, 한국(2021년 KB금융그룹·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서는 몰티즈가 1위이고 푸들과 포메라니안이 각각 2, 3위로 추정된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토종견인 진돗개(8위)와 시바이누(9위)가 모두 5위권 밖으로 조사됐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미국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반려견 순위가 31년 만에 바뀌었다. 미애완견협회(American Kennel Club)의 2022년 등록 결과 '프렌치 불도그'가 '래브라도 레트리버'를 밀어냈다. 미국에서는 지난 31년 동안 대형견인 래브라도 레트리버가 부동의 1위였다. 미국 3위는 골든 레트리버였다. 뒤이어 저먼 셰퍼드, 푸들, 불도그, 로트바일러, 비글, 닥스훈트, 저먼 쇼트헤어드 포인터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프렌치 불도그의 인기는 미국에만 그치지 않는다. 영국에서도 2011년 22번째 인기 있는 품종에서 지난해에는 2위까지 뛰어올랐으며, 남아공에서는 2011년 27위에서 지난해 1위로 상승했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프렌치 불도그의 약진은 비교적 작은 주거 공간에 적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애완견협회는 '아담하고 영리한 품종이며, 장난기가 많고 적응력이 뛰어나 가족부터 독신자까지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쫑긋한 귀와 주름지고 납작한 코 등 귀여운 외모, 작은 크기와 잘 짖지 않는 조용한 태도, 사교적이며 충성심이 강한 성격으로 아파트와 작은 집에서 키우기 적합한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프렌치 불도그. 출처:미애완견협회

프렌치 불도그. 출처:미애완견협회

프렌치 불도그는 할리우드 배우 리즈 위더스푼, 기업인 마사 스튜어트 등 유명인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 그만큼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품종으로도 알려져 있다. 2021년에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프렌치 불도그 2마리를 노린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해 현상금 50만 달러(약 6억5,000만 원)를 내건 뒤 되찾는 일도 발생했다.

영국 토착종인 불도그에서 파생된 프렌치 불도그는 산업혁명 시기 프랑스로 건너가 대중화됐으며, 이후 미국으로 전해졌다. 20세기 초 타이타닉호를 타고 미국으로 향하던 프렌치 불도그가 침몰 사고로 희생된 반면 소유주는 살아남았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미애완견협회는 미국 애호가들이 이 품종의 특징인 '박쥐귀'를 표준화하고 세계 최초로 '프렌치 불도그 클럽'을 만드는 등 사랑을 줬다며 이 같은 변화는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표현했다.

송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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