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차원 안전의식 '예방문화' 필요성
그러나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 여전
안전의식 내재화 위한 안전문화 실천추진단 발족
정부는 지난해 11월 30일 산업안전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4위 수준인 사고사망만인율(0.43‰, 2021년)을 2026년까지 OECD 평균 수준인 0.29‰로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에 국한된 안전문화를 넘어 전 국민 모두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예방문화(Prevention Culture)'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기업 경영자는 안전을 '법과 규제'의 관점에서 '사회 전반의 문화적 압박'으로 인식하고, 안전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당연시하게 된다.
하지만 2019년 행정안전부 국민 안전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사회안전에 대한 중시 여부는 5점 만점에 2.99점으로, 우리나라의 안전의식은 아직 미성숙 단계로 보인다. 여전히 '빨리 빨리' 문화와 '설마' 하는 안전의식이 남아 있고, 안전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는 등 사회 전반에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기존의 처벌과 단속 중심 안전관리와 일회성 홍보는 안전의식 제고 및 안전문화 확산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따라서 사회 전반으로의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는 올해 초 안전문화 실천추진단 운영 계획을 마련하고, 39개 지역에서 추진단 발대식을 시작으로 범국민 안전문화 실천운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추진단의 역할은 사업주, 근로자, 시민 등이 함께 참여하는 홍보 활동을 통해 스스로 안전의 중요성을 각인하는 안전의식 내재화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법과 제도만으로 중대재해를 감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이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안전 환경을 구축하면 좋겠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면 이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안전문화 실천추진단이 운영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추진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안전문화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가능하면 지역별 산업 및 주민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계획을 마련하고, 근로자의 가족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업 이외에도 학교나 종교 단체, 유관 기관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안전관리의 방향과 목표는 '해야 하는 안전'이 아닌 '스스로 하는 안전'으로, 그 성패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여하에 달려 있다. 아무리 많은 시간과 인력, 재정 등 자원을 투자하더라도 잘못된 방법이라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시간이 걸려도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실천할 때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거시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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