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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 뭔지 모르는데, 주식으로 세뱃돈 받아도 되나요?

입력
2023.03.25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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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커지면서 청소년이 금융소비자로 급부상하고 다양한 청소년 대상 금융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제이해력은 높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초·중·고등학생 경제이해력 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등학생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60점 수준이었다. ‘대리입금(댈입)’과 같이 금융사기에 노출되는 피해 청소년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청소년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청소년 금융생활에 대한 인식 및 청소년 경제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2023년 2월 10~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보호자의 도움 없이 금융생활 가능하다고 보는 나이, 법 기준보다 높아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다양한 청소년 금융상품이 출시되고 그것을 이용하는 청소년 수도 늘어나는 현실과는 달리, 청소년 금융생활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청소년을 아직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고, 자율성과 선택권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아직 결정 능력이 부족해 보호자 또는 사회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 78%였고, 절반 정도(52%)만 청소년이 본인과 사회의 여건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입출금 통장 개설’ ‘체크카드 발급 및 오프라인 사용’ ‘인터넷 뱅킹 이용’ ‘온라인 카드 결제’는 만 14세 이상이면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본인 명의로 가입 혹은 이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법적 기준과 사람들의 인식 간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청소년이 이러한 금융 거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나이를 법적 기준보다 높게 보았다. 예를 들어 ‘체크카드 발급 및 오프라인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는 나이는 만 15.4세, ‘인터넷 뱅킹’ 이용이 가능하다고 보는 나이는 만 15.6세로 법적 기준보다 한 살 이상 높았다. ‘온라인 카드 결제’에 대해서는 법적 기준보다 세 살 이상 높은 만 17.3세가 되어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고 보았다. 기본적인 금융생활에 대해서는 실제 능력보다 어린 나이부터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인 것이다. 반면 투자를 통해 자본 증식이 가능한 ‘주식계좌 개설 및 투자’ ‘암호화폐 계좌 개설 및 투자’에 대해서는 법적 기준보다 낮은 나이에도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청소년 금융생활에 제한을 두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에도 다수가 동의했다. 청소년이 ‘증권(주식)계좌 개설 및 투자’ ‘카드 발급 및 사용’ ‘입출금 통장 개설 및 거래’ ‘중고거래’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사전 교육·평가를 거치고 기준선 이상을 통과한 경우에 한해 이용을 허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10명 중 7명이 동의했다.


"청소년 경제교육이 필요하다" 96%

청소년 대상 경제교육

청소년 대상 경제교육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는 인식, 청소년이 제대로 된 금융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확인됐다. 그렇기에 성인이 되어 경제생활을 하기 전에 청소년기에 받는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전체 응답자의 96%는 청소년 대상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45%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의 경제교육 경험이 성인 이후 경제활동에 자신감을 실어주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실제로 청소년기 경제교육의 효과성과 기대는 경험자, 미경험자 구분 없이 상당히 높은 편으로 나타났고 청소년기 경제교육 경험자 중 73%는 청소년기 경제교육이 현재 경제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청소년기 경제교육 미경험자 중 86%는 청소년기에 경제교육 경험이 있었다면 현재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을 위한 경제교육의 기반은 아직 부족하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우리나라 청소년 경제교육의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64%). 생애 경제교육을 받아본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0%였고, 청소년 시기에 경제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성인남녀 10명 중 8명 이상은 돈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어떻게 벌고 쓰고 모아야 하는지를 배우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Z세대(만 18~28세)의 43%는 청소년기에 경제교육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최대 30%포인트나 높은 수치이다. 그만큼 청소년 경제교육의 중요성 및 필요성이 주요 과제로써 자리매김해 왔고, 청소년이 올바른 경제관념을 가지고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당국의 ‘1사 1교 금융교육’ 추진 등 많은 변화와 노력이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년 경제교육은 ‘학교’ 정규 수업에서, ‘실용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청소년 경제교육에서 ’학교‘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사람들은 청소년 경제교육을 활성화 및 내실화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로서의 ‘학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청소년 경제교육 주체 및 방식으로는 ‘학교 정규 수업’이 65%로 가장 높았고 청소년 금융생활 사전 교육 및 평가의 주체로는 ‘학교(44%)’ ‘보호자(37%)’ ‘교육부(정부)(34%)’ 순으로 높았다.

아울러 청소년 경제교육은 이론 교육보다 실제 경제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체험 위주로 교육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청소년 경제교육 진행 유형은 ‘현장 체험 위주 교육’이 56%로 가장 높았다. 청소년 경제교육 주제로는 ‘실생활 금융 기본 상식’이 76%, ‘금융피해(사기) 예방법’이 65%로 높았는데, 특히 ‘실생활 금융 기본 상식’ 중에서는 ‘주식’ ‘저축’ ‘보이스피싱’ ‘대출’의 언급 빈도가 많았다. 즉 청소년 경제교육을 통해 ‘실제 경제활동에 도움(39%)’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기대한다는 응답으로 비추어볼 때, 대다수의 국민들은 청소년이 실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교육적 기반의 마련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보이지만 우리나라 청소년 경제교육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실제 경제활동에 필요한 내용을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 더욱이 학교 및 가정 밖 위기 청소년은 금융범죄 노출에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음에도 경제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제는 청소년이 건강하고 올바른 경제 가치관을 정립하고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자신만의 경제활동법을 체득할 수 있도록 더 늦기 전에 국가와 어른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노다윤 한국리서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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