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핵무기 저장소 완성 계획
푸틴 "미국과 똑같이 하는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 러시아24와 인터뷰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전술 핵무기 배치를 요청했다"며 "핵비확산 합의를 어기지 않으면서 미국과 똑같이 하기로 벨라루스와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배치하는 것"이라며 핵무기 통제권을 벨라루스에 넘기는 것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또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러 대와 전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10대의 항공기를 이미 벨라루스에 주둔시켰다"며 "7월1일까지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후 러시아에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등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에 대한 핵 위협에 나선 것은 지난달 국정연설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그는 당시 연설에서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한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똑같이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일단 '러시아의 핵 사용 징후가 없다'고 평가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지난 1년간 이번 합의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우리 나토 동맹의 집단 방어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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