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십에 개방적인 러시아, 고립되지 않을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책임을 또다시 서방세계로 전가했다. 이번 발언은 새로 부임한 주러시아 미국·유럽연합(EU) 대사의 면전에서 이뤄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램린궁에서 17개국 신임 주러시아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는 일정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 참석한 린 트레이시 신임 주러시아 미국 대사에게 "2014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대립하게 하는 현 상황을 만들었다"며 "(미국의 움직임 때문에) 러시아와 미국 관계 역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세계의 공세에 대응하는 '특별군사작전'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 있던 롤랑 갈하라그 신임 주러시아 EU대사에게도 "지정학적 대결을 초래한 EU와 러시아 관계 또한 과거보다 더 심각하게 경색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9월 발생한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과 관련, 사고 해역이 있는 덴마크의 제이콥 헤닝센 신임 대사에게도 "러시아와 덴마크는 역사적으로 가깝지만 오늘날 발트해는 불안정하다"며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추진하려는 러시아의 제안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서방세계를 비난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관대함'을 역으로 강조했다. 그는 "(서방세계와 달리) 러시아는 모든 나라와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열려 있다"며 "세계가 아무리 복잡해지더라도 러시아는 절대 고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이 '열린 러시아'를 강조했지만, 러시아의 최근 행보는 자국과 가까운 국가에 편중되고 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벨라루스에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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