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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테라' VS '카스+한맥'…불붙은 '맥주 전쟁' 1위 왕좌 바뀔까

입력
2023.04.27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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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 신제품·리뉴얼 쏟아져
전략도 제각각…시장 1위 바뀔까 관심

주류업체가 최근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신제품들. 왼쪽부터 하이트진로의 '켈리', 오비맥주의 '한맥'. 하이트진로·오비맥주 제공

주류업체가 최근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신제품들. 왼쪽부터 하이트진로의 '켈리', 오비맥주의 '한맥'. 하이트진로·오비맥주 제공


"부드럽게 달라지면 비로소 채워지는 순간들. 대한민국을 더 부드럽게." (한맥)

"부드럽게 강타한다. 라거의 반전." (켈리)


며칠 사이 오비맥주의 리뉴얼 맥주 '한맥'과 ②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켈리(KELLY)'의 광고가 나란히 공개됐다. 우리 쌀로 만든 'K라거'로 부드러움을 강조한 한맥과 달리 켈리는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를 쓰고 부드러움과 탄산의 청량감을 동시에 담았다고 자랑했다. 광고 모델 활용 전략도 달랐다. 하이트진로는 인기배우 손석구를 앞세웠지만, 오비맥주는 바쁜 직장인을 부드러운 세계로 초대한다는 메시지로 감성을 자극했다.

1년 중 맥주가 가장 많이 팔린다는 여름을 앞두고 주류업계가 바빠졌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로도 한동안 움츠려 있더니 본격 신제품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1위 오비맥주가 50% 후반, 하이트진로가 30% 중후반대로 추정된다. 올해 하이트진로가 켈리를 앞세워 시장의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오비맥주·롯데칠성은 리뉴얼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오비맥주 한맥 리뉴얼 출시 행사에서 오비맥주 대표 브루마스터 윤정훈 상무가 한맥을 가장 부드럽게 즐길 수 있도록 봉긋한 거품을 만드는 방법, '스무스 헤드 리추얼'을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오비맥주 한맥 리뉴얼 출시 행사에서 오비맥주 대표 브루마스터 윤정훈 상무가 한맥을 가장 부드럽게 즐길 수 있도록 봉긋한 거품을 만드는 방법, '스무스 헤드 리추얼'을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첫선을 보인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2019년 테라(Terra)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테라가 예상보다 점유율을 더 끌어오지 못해 켈리로 분위기를 바꿔 보겠다는 심산이다. 참이슬과 진로를 동시 판매한 것처럼 맥주도 기존 제품 테라와 켈리의 연합작전으로 홍보한다. 켈리의 출고가는 테라와 같고, 알코올 도수는 0.1도 낮은 4.5도다.

오비맥주는 마음이 바빠졌다. 필굿, 카스 화이트 등을 출시하고 2021년 한맥도 공개했지만 아직은 시장을 끌고 갈 정도의 파괴력은 갖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한맥은 더 부드러운 맛으로 재탄생했다. 관심을 끌고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도 올 하반기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술을 즐기는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수제 맥주나 편의점 맥주의 인기도 줄어 전통 주류업체들이 새 제품을 내기에 안성맞춤"이라며 "폭음 문화가 가라앉은 뒤 사람들의 음주 패턴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기존 맥주와 신제품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봤다.

맛은 어떻게 다를까. 직접 마셔보니 리뉴얼 한맥은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부드러워 맵거나 자극적인 한식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오비맥주는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적용해 부드러움을 방해하는 요소를 걸러내고 더 좋은 맛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켈리는 거품이 크림처럼 부드러웠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넘어가다가 마지막 목 넘김에서 탄산이 터지면서 경쾌한 맛도 담아냈다. 부드러운 맛은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 발아'로 살렸고, 탄산감은 7도에서 1차 숙성한 뒤 영하 1.5도에서 한 번 더 숙성시킨 '더블 숙성 공법'이 비결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타 마케팅' 하이트진로…'감성 마케팅'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신제품 '켈리' 광고 속 배우 손석구의 모습.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신제품 '켈리' 광고 속 배우 손석구의 모습. 하이트진로 제공


신제품은 초기 상권 확보가 중요하다. 주류업계는 주요 상권 내 판촉 활동을 강화하며 고객과 만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4월 말 직장인들이 한맥을 경험할 수 있게 '오피스 어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직장인이 많은 상권에서 한맥을 테마로 미니 부스를 만들어 이벤트를 진행하며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전략이다. 또 대형 트럭에 한맥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랩핑해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 등 곳곳을 다니며 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한동안 손석구를 앞세운 스타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국 주요 축제에 후원사로 나서 잠재 고객들에게 켈리를 경험할 기회를 늘린다. 테라의 경우 입지를 더 다지기 위해 온라인 중심으로 홍보를 하되 젊은 고객 공략을 위한 굿즈 아이템을 꾸준히 개발할 방침이다.

이색 시도도 이어진다. 단순히 제품 체험을 넘어 특별한 경험으로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쌓겠다는 계산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서울 강남,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에 동시에 팝업스토어 '켈리 라운지'를 열었다. 공간은 시음 기회에 더해 다트 게임, 오락실 레트로 게임기, 에어하키, 룰렛 등 체험형 콘텐츠로 채웠다.

오비맥주는 음악 플랫폼 멜론과 손잡고 직장인의 급한 점심시간을 부드러운 시간으로 만들어주는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할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한맥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감성적으로 접근하는게 회사의 전략"이라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맥의 부드러움을 강조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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