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딸기몽땅 생크림 케이크'
성탄절 시즌 매장 명당 전면 배치
25~30%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냉동 과정 없애 저가품과 차별화
동물성 크림 비율 늘려 풍미 고소
흉작 딸기도 '한 팩 분량' 담아내
2년 동안 디저트 품질 개선 노력
지난해 매출 전년 대비 43% 성장
올해도 4,000~5,000개 추가 생산
1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 2층 식품 매장에 들어서 10m가량 직진하자 새빨간 딸기가 가득 올라간 하얀 생크림 케이크 여럿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마트의 명당이라 할 수 있는 곳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전면 배치한 셈이다. '딸기몽땅 생크림 케이크' 가격은 크기에 따라 2만5,410원(1호∙지름 15㎝), 2만9,900원(2호∙18㎝). 프랜차이즈 제과업체에서 파는 비슷한 종류의 케이크 보다 25~30%가량 저렴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의 장점만 앞세운 제품은 아니다"라며 "마트 케이크는 싼 맛에 먹는다는 기존 인식을 벗어던지기 위해 전문점 수준의 케이크를 내놓았다"고 자신했다.
실제 이날 매대에 진열된 생크림 케이크는 모두 냉장 제품이었다. 보통 마트∙편의점 등에서 파는 저가 케이크는 냉동 완제품을 해동해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홈플러스는 조금 다르다. 같은 날 찾은 경기 안성에 있는 베이커리 직영 공장에서는 밀가루, 계란 등을 사용해 반죽을 만들고, 이 반죽을 20m 길이의 터널식 오븐에 넣어 케이크 시트(빵)를 구워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직원들이 사이사이 시럽과 딸기 크림을 바른 삼단 시트는 급속 냉동 후 그날 밤 전국 각지의 점포로 보내진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 점포의 전문 파티시에들이 이 시트에 직접 생크림을 장식해 케이크를 완성하는 구조였다. 얼렸다가 녹이는 과정 없이 진짜 생(生)크림을 맛볼 수 있는 셈이다.
생크림 고급화에도 공을 들였다. 중저가 케이크는 팜유에 유화제 등을 넣어 만든 '모조' 생크림인 식물성 크림을 쓴다. 우유로 만드는 동물성 크림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 홈플러스 또한 2022년까지만 해도 식물성 70%, 동물성 30% 비율로 생크림을 배합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동물성 크림 비율을 51%까지 끌어올려 우유 향과 고소한 풍미를 극대화했다. 3만~5만 원대 일반 케이크 라인에서는 홈플러스의 동물성 크림 비율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얘기다. 임연희 베이커리상품기획팀장은 "올해 딸기 작황이 좋지 않아 한 팩(500g)에 1만5,000원이 넘는데 2만 원대 생크림 케이크에 딸기 한 팩이 다 올라간다"며 "가격 면에서도 장점이 돋보인다"고 했다.
홈플러스가 이렇게 케이크에 공을 들이는 것은 "마트 디저트는 맛없다"는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홈플러스는 2022년부터 주요 점포를 먹거리 중심의 '메가 푸드 마켓'으로 리뉴얼하면서 베이커리 브랜드 '몽블랑제'와 샐러드, 즉석조리(델리) 코너 등을 매장 입구에 내놓았다. 특가 과일∙채소를 산더미처럼 쌓아두는 대신 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운 것. 이런 전략에 발맞춰 전문점 수준의 빵, 케이크 등을 제공하기 위해 2년 동안 품질 개선에 총력을 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장 반응도 좋다. 2023년 케이크 매출은 전년 대비 43% 성장했고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성장률이 27%에 달한다. 당초 이번 크리스마스에 맞춰 6만2,000개 케이크(5종) 생산을 계획했는데 딸기 생크림 케이크 주문이 몰리면서 4,000~5,000개 추가 생산에 들어갔을 정도다. 다만 10월 초까지 이어진 무더위 영향으로 딸기 재배 환경이 좋지 않아 딸기 수급 및 품질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게 변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치킨(당당치킨) 강정(솥솥강정) 초밥(고백스시) 등 다른 카테고리처럼 베이커리에서도 대표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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