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이 글귀는 최근 도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충청북도 브랜드 공모전'에서 최우수로 뽑힌 '슬로건'(단체의 행동을 이끌기 위한 짧은 선전 문구)이다. '중심'(中心)이라는 단어는 충북도와 관련해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지리적 한가운데이고, 다른 하나는 '혁신의 리더'이다.
충북 땅이 나라 중앙에 자리한 건 지도를 안 봐도 알 수 있다. '중(가운데 中) + 심(마음 心)'으로 이뤄진 '충'(충성할 忠) 자 덕분인데, 도시 이름 충주(忠州)도 역시 '나라 한중간'으로 풀이되는 '중원경'(中原京· 통일신라시대 지명)에 기반해 지어졌다. 또 하나, '혁신의 리더'로 해석될 '중심'은 충북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에서도 이차전지 생산액과 태양광 셀·모듈 생산 규모 면에선 1위, 반도체와 화장품 생산액에서는 2위에 오른 첨단기술 분야의 산업적 성과를 아우른다.
내게는 슬로건이란 것이 '누구나의 마음속에 나부끼는 깃발'로 다가온다. 깃발이란 게 뭔가. 방향을 말한다. 그걸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자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나아갈 방향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슬로건은 혼자서가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이 '모두 함께' 손잡고 발맞춰 추구할 것을 제시하는 목표이자 비전이라는 점이다.
통상은 공무원들이 만들어 제시하지만 충북도가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이런 점을 잊지 않아서다. 우리는 반대로 도민에게 각자 마음속에 그려온 '충북 미래상'을 제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최종 선택 역시 도민 손에 맡겼다. 충청북도의 브랜드 슬로건 '중심에 서다'는 그렇게 탄생했고, 그래서 내 마음에 더욱 진하게 와닿는다.
심의를 통해 선택된 이 슬로건이 내 책상에 놓였을 때, 나는 전율에 가까운 흥분감에 싸였다. '중심에 서다'는 이 글귀가 민선 8기 도정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추진 중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라는 개혁 목표와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동해안 시대(20세기)에서 서해안 시대(21세기)로 이어지는 내내 철저히 소외된 내륙지역에 대한 발전을 겨냥해 제안한 '중부내륙 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국토 균형발전의 가늠자가 될 '새로운 충북'을 우리가 보유한 막대한 수자원(대청댐, 충주댐)으로 열겠다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전국 어디든 두 시간대에 도달 가능한 지리적 이점에 기반한 '전방위(교통·물류·거주·문화·관광) 산업 혁신'이 모두 '중심에 서자'는 이 한마디로 수렴한다.
물이 든 컵을 줄에 매달아 빙글빙글 돌리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놀랍게도 거꾸로 뒤집힌 컵에서 물이 쏟아지지 않는다. 중심을 향해 줄에 걸린 구심력이 회전운동을 하는 컵에 작용하는 힘과 상쇄돼서다.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라는 개혁도 그래야 한다. 도민의 협력과 행정의 추진력, 이 둘이 두루 왕성해야 완성된다. 부족한 부분은 그 가속 과정에서 스스로 채워지며 충북은 그렇게 세상 중심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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