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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특혜 채용'만 감사 수용한 선관위... 여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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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특혜 채용'만 감사 수용한 선관위... 여진은 계속된다

입력
2023.06.12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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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쇼핑하듯 범위 선택" "위원 전원 사퇴" 압박
'권한쟁의심판' 두고 선관위와 감사원 갈등 지속
野 "총선 앞 겁박하나" 대정부질문 공세 나설 듯
여야 이견에 선관위 국조·오염수 청문회도 난항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관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을 뒤로한 채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관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을 뒤로한 채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현직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한해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수용할 뜻을 밝혔음에도 뇌관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 선관위는 직무감찰 범위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감사원은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무관하게 일단 감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는 탓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의 주장에 힘을 실으며 '선관위원 전원 사퇴'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선관위를 향한 여당과 감사원의 공세를 각각 '내년 총선 전 선관위 장악' '감사원의 권한 남용'이라고 보고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이어 선관위 국정조사 실시까지 각 정치일정의 길목마다 서로 충돌할 전망이다.

與 "피감기관이 감사 범위 선택하나"... 감사원 공세 측면 지원

국민의힘 관계자는 11일 본보 통화에서 "피감기관(선관위)이 감사 범위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개혁 의지나 반성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관위가 9일 발표한 특혜 채용 의혹에 한한 감사 수용 및 권한쟁의심판 청구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선관위는 9일 "감사원이 선관위 고유 직무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권한쟁의심판 청구 방침을 밝혔다. 이에 감사원 관계자는 "헌재에서 감사 범위를 정해주면 감사원도 따라야 한다"면서도 "그(헌재 결정) 전까지는 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권한쟁의심판은 구체적인 (권한 침해)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선관위가 수용한 부분(채용 비리)을 청구하진 않을 것이고, 나머지 고유 직무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구체적인 침해 행위가 있다고 볼 수 있을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원 전원 사퇴 카드로 선관위를 압박할 방침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3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3인, 국회에서 선출한 3인으로 이뤄진 선관위원 구성을 뒤엎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선관위원 9명 중 7명이 직·간접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과 관련이 있는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사퇴까지는 어렵더라도 선관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임으로써 길들이기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선관위 국조·오염수 청문회 합의 이행까지 차질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감사원을 이용해 선관위까지 겁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은 감사원의 '정치 무기화'를 중단하라"며 "계속 이런 식이라면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민주당은 12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도 감사원 직무감사 문제를 지적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여야 간 이견은 선관위 국정조사 실시와 후쿠시마 오염수 청문회 합의 이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이 '선 감사원 감사, 후 선관위 국조' 실시 입장에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다. 야당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조보다 감사원 감사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국민의힘 속내가 깔려 있다. 이에 오염수 청문회 시점을 두고도 국민의힘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발표 이후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최대한 개최 시기를 서두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준기 기자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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