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보승희 의원에 대해 당무조사를 13일 결정했다. 아울러 유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김현아 전 의원에 대해서도 추가 당무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황보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 전 지역 구의원과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 A씨로부터 현금 수천만 원, 명품 가방, 아파트 등을 제공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황보 의원 혐의는 지난해 4월 지역구 소재지인 부산의 한 시민단체 고발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8월 당 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황보 의원 문제를 논의했으나 유야무야했다. 하지만 경찰이 최근 A씨 소유 법인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고, 유부남인 A씨가 황보 의원과의 ‘사실혼’ 관계를 내세우며 혐의를 발뺌하는 상황에 이르자 떠밀리듯 뒷북 자체 감사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황보 의원 사건은 정치권에 비일비재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혼인 외 부적절한 관계에 바탕을 둔 정치인과 후원자 간의 불법 청탁관계가 뒤엉킨 ‘그렇고 그런’ 스캔들에 불과할 수도 있다. 정치권 내부에선 총선을 앞두고 ‘불량 정치인’ 물갈이 차원에서 불거진 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이 보기엔 공정과 상식, 법치를 내세워왔던 현 정권의 내부적 한계를 드러내는 ‘내로남불’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은 노웅래 의원부터 코인 투기 논란의 김남국 의원까지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리에 대해 당 차원의 엄정조치와 반성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정작 황보 의원이나 김현아 전 의원 등 소속 의원 비리 혐의에는 덮어두기에 급급한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이래서는 공정과 법치의 기치가 흔들림은 물론, 차기 총선에서 국민적 신뢰도 얻기 어렵다. 황보 의원이든 김 전 의원이든 당 차원의 엄정조치와 진지한 반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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