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방류 개시 시기 결정
반대 어민·주변국 설득 먼저
"해수욕 시즌 피해야" 의견도
일본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 시작 시점을 조만간 결정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4일 발표함에 따라 일본 정부가 거쳐야 할 남은 절차는 없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IAEA의 보고서가 나오면 여름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처리수의 해양 방류 시기는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문 피해(불확실한 루머 때문에 후쿠시마 어민 등이 당하는 피해) 대책을 확인한 후 정부 차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꼼꼼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국제사회의 이해가 더욱 깊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주 "'후쿠시마 어민 등의 동의 없이는 처리수를 처분하지 않는다'는 2015년 문서를 준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IAEA 보고서를 앞세워 일본 어민과 한국·중국 등 주변국을 설득하는 모양새부터 취한 뒤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욕 시즌 피하자" "개각 전에 하자"...관측 무성
일본 국내 정치 일정도 방류 시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여름휴가철이 끝나는 8월 중순 이후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 등으로 인적 쇄신에 나설 계획이어서 그전에 방류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오염수를 방류하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악재를 먼저 털겠다는 취지다.
여름철 해수욕 시즌을 피하자는 의견도 있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지난 2일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에서 "소문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해수욕 시즌은 피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동일본 지역의 해수욕 시즌은 7월 하순~8월 중·하순이다.
IAEA는 일본 정부의 어민·주변국 설득 작업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4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에게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고 5일엔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현지 주민을 만난다. 7일에는 사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박진 외교부 장관과 면담하고 최종보고서 내용을 설명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의장국인 쿡 제도와 뉴질랜드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PIF 회원국들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데, 일본의 설득으로 찬성으로 돌아선 건 팔라우, 미크로네시아 연방, 파푸아뉴기니 등 16개 회원국 중 3개국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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