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종 판단 미뤘지만, 사실상 문제없다 결론
2년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의 안전성을 자체 검토해온 정부가 이 계획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며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거란 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됐던 결론이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찬반 입장은 일본의 계획이 최종 확정된 후 밝히겠다며 유보했지만, 사실상 이번 발표가 '문제없다'는 내용이라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들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ALPS 고장 사례 확인... 성능 논란 이어질 듯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자체적인 과학기술적 검토 결과 일본의 계획은 방사성 물질의 총농도가 해양 배출기준을 충족하고 삼중수소의 경우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며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방사능 모니터링 정점 현 92개에서 200개로 확대 △국내 수산물 방사능 검사 목표건수 2배 이상 확대 △후쿠시마 및 인근 수산물·농산물 수입규제 조치 유지 등을 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거르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성능에 대한 자체 검토 결과가 담겼다. 성능에 영향을 미친 고장이 2차례, 내부 필터(흡착재)의 결함도 여러 차례 있었다. 고장은 조치 후 재발하지 않은 걸 확인했고, 필터 결함은 성능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었다고 정부는 설명했지만, ALPS 성능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ALPS 필터 점검주기(현재 3년) 단축과 정밀 점검 △ALPS 입·출구에서 방사성 물질 5가지(철55, 셀레늄79, 우라늄234, 우라늄238, 넵투늄237) 추가 측정 △실제 배출 후 필요하면 방사선영향평가 재수행 △실제 배출량 토대로 주민 피폭선량 평가 수행 후 공개를 일본 측에 권고하기로 했다. 단, 이는 일본과 협의해야 하는 문제라 실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가 현재까지 나온 일본의 계획에 대한 평가일 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최종 찬반 판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방 실장은 "계획이 준수됐다는 전제하에서 검토된 것인 만큼, 향후 일본이 최종 방류 계획을 어떻게 확정하는지 확인하고 적절성과 이행 가능성 등을 다시 확인해야 최종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최종 입장은 그 이후에 표명하겠다"고 했다.
"IAEA 보고서 존중"... 시민사회단체 거센 반발
이번 보고서는 지난 4일 IAEA가 발표한 종합보고서와 별개다. 정부는 2021년 8월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검토팀을 구성해 독자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해왔다. 방 실장은 "IAEA 보고서는 국제기구로서 자체 원칙과 요건에 따른 것이며, 해당 내용을 존중한다"면서 "정부 검토는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관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LPS가 2019년 중반 이후 방사성 물질을 배출 기준 이내로 정화하고 있고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정화 오염수 방출을 막는 안전장치가 확보돼 있으며 △10년 후 제주도 남동쪽 100㎞ 지점에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약 10만 분의 1 수준(리터당 0.000001베크렐)의 삼중수소가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 역시 IAEA처럼 사실상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만큼,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서울행동'은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로 인해 국민의 밥상 안전, 수산업계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비판하며 8일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고, 민주노총도 같은 날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한일노동자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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