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쿠시마 장외집회 줄이고
어민 지원책 등 '정책투쟁' 병행 계획
국민 반대에도 지지율 30%대 정체
더불어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을 호재로 여겼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 여론을 등에 업고 단식과 농성, 장외집회, 일본 항의방문 등 온갖 강경대응을 망라해 공세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직까지 딱히 얻은 게 없다. 당 지지율은 30% 초반에서 정체 상태다. 초반 결기를 감안하면 민주당이 주도한다고 보기 어려운 국면이다. 이에 대응수위와 방향을 바꿔 수산업계 지원 등 정책에 치중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장외집회 줄이고 정책투쟁 나선 민주당
10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 규탄 대규모 장외집회를 당분간 열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오는 22일 장외집회를 잠정 예정하고 있다"면서도 "여론 추이를 보면서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당초 민주당은 7월을 후쿠시마 방류 저지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보고 총력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돌연 톤을 낮춘 셈이다. 앞서 2일 조정식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7월은 오염수 문제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몇 차례 더 전국을 다니며 전 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단언한 바 있다.
이날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항의 방문하러 일본으로 떠났다. 다만 이들을 제외하면 강경투쟁에 제동을 걸고 있다. 우원식 의원은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투쟁을 보름 만에 중단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지도부와 함께 농성장을 찾아가 "충분히 결의를 보여줬으니까 이제는 좀 다른 방식으로 싸우고 단식은 중단했으면 (좋겠다)"이라고 우 의원을 설득했다. 대신 당은 방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 버스와 수산업계 지원, 먹거리 안전과 관련한 정책 마련에 치중해 여론전을 펼 계획이다.
국민 상당수 반대에도…지지율 30%대 갇혀
이처럼 민주당이 투쟁방식을 바꾼 건 오염수 정국에 대한 국민 여론과 당 지지율이 따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7월 1주 차 민주당 지지율은 32%로 두 달째 3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분출된 여론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6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후반~40% 초반을 넘나들어 민주당은 더 씁쓸할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방류 저지 투쟁은 꾸준히 가져가야 하지만 장외집회에 치중했던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관성적으로 밖으로 나가고 있다"며 기존 투쟁방식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난 5일 긴급의원총회에서는 "정책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국회 밤샘농성은 시간이 갈수록 참석 의원 수가 줄더니 끝내 절반으로 떨어져 용두사미가 됐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당이 후쿠시마 투쟁 전면에 나서면서 오히려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장외투쟁도 지지층 결집 외에는 체감되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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