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보고서 발표 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 10명이 어제 일본에 건너갔다. 2박 3일 일정 중 첫날엔 총리관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며 오염수 투기 반대 농성을 벌였다. IAEA 일본지사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해양오염은 전 인류의 재난인데 IAEA는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았다. 한국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동행한 어민은 “한국수산업 종사자와 어민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역할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민의 격앙된 우려와 불안을 일본 사회에 주의 환기하는 일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IAEA를 통해 국제사회 양해수순을 마쳤다 하더라도 한국 여론은 물론 한국 정부의 최종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 등을 강조하는 의미가 없지 않다. 일본 내 어민 반발도 잦아들지 않는 데다 후쿠시마 현지민에겐 도쿄전력의 신뢰마저 취약하다. 일본 사민당은 최근 “해양투기 영향은 어업뿐 아니라 농업과 임업, 한국과 중국 등 근린국가들과 전 세계에 끼친다”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태평양은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자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다만 야당 방일단이 국내 정치를 위한 ‘보여주기용 사진 찍기’ 수준에 그쳐선 곤란하다. 국격을 저해할 퍼포먼스도 지양해야 한다. 대신 예고대로 외신기자회견 및 일본정치인, 전문가,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해 핵 오염수 투기의 위중함을 일본 정부가 직시하도록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 및 한국과 아무런 협의 없이 방류를 결정한 일본에 향후 우리 정부가 검증과정에서 정당한 요구를 할 측면지원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감당하기 힘든 수산업계 피해야 말할 것도 없고,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한 해양 생태계에 미칠 장기적 파장을 방관하는 건 미래세대에게도 무책임한 일이다. 야당 방일단 움직임이 이번 주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로부터 한국민을 안심시킬 실효적 조치를 끌어낼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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