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어교육은 1886년 주한 미 공사관과 미 국방성의 후원으로 설립된 최초의 근대적 교육기관인 육영공원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일제 강점기와 광복,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어교육은 미국 영어 중심으로 130년 정도의 역사를 갖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팍스아메리카나 상황은 자연스레 영어를 국제공용어로 자리매김해주었다. 영어를 모어나 공용어 또는 제2언어로 사용하는 국가는 전 세계 50여 개국, 화자는 25억 명 정도다. 지구촌의 총 200여 개국, 약 80억 명 인구 중 31% 정도다. 하지만 이 국가들 이외의 비영어권 국가들에서도 웹과 SNS의 활성화는 영어 준공용어화를 가속시켜 왔다.
국내에서는 1997년 초등영어교육정책 도입 이후 초중등 학생들의 영어능력이 상당히 향상되는 효과가 있었다. 다만 좀 더 바람직한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적절한 콘텐츠와 교수법, 그리고 정확한 평가가 필수적인데 아쉽게도 국내 상황은 이 모든 여건들을 완벽히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한 영어격차 심화와 영어교육 과열에 따른 가계 부담 증가는 사회적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 영어능력 성취보다는 진학 및 취업 목적에 편향되어 킬러 문항으로 대표되는, 과도하게 어려운 평가제도는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영미권에서 개발된 영어 교재와 교육 프로그램 및 능력평가에 불가피하게 의존하게 됨으로써 소위 영어 사대주의에 빠지게 되었지만 이젠 이를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할 때이다.
대표적인 영어능력 평가도구들인 TOEFL과 IELTS는 주로 진학 목적으로 영어권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의뢰로 미국 ETS가 개발하여 일본 국제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협회(IIBC) 주도로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TOEIC은 비즈니스 영어능력 평가를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이들은 아쉽게도 매회 한 가지 문항 세트로 진학이나 취업 목적의 범용, 단발성 평가만을 함으로써 연령별, 수준별 입체적 평가가 불가하고, 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영어능력 성취를 도와줄 학습 콘텐츠가 없다. 그 결과 본질인 영어능력 성취와는 상관없이 고득점 취득을 위한 고액 일타 강사 강의 등의 폐해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이는 결국 평가에서의 고득점이 영어능력이라는 오해를 낳게 되었고 그것이 다시 고액 강의 수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획득한 고득점이 결코 영어능력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일부 기관들에서는 고득점 요령 중심으로 응시하는 성향이 짙은 특정 평가도구의 타당성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내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회당 30만 원 전후에 달하는 응시료나 액수 미상의 거액 로열티 형태로 막대한 국부가 유출된다는 외적인 문제도 있다.
다행히도 국내에는 20여 년 전부터 개발 및 시행되어 온 TEPS, FLEX, TOSEL 등의 평가도구들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진학, 취업의 제한적 목적이나 국내외 인증 부족, 지속적 연구개발 부재 등의 한계가 있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국내외 영어교육 전문가들이 외국 평가도구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이어 국내 영어교육 지침을 반영한 어휘, 문법, 맥락 등을 고려한 연구개발을 통하여 개발됨으로써 앞서 언급된 영어권 평가도구들에 상응하는 객관성과 타당성을 갖추었고, 더 나아가서 비영어권 국가인 한국 내 수요와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 국산 도구들은 당연히 해외 로열티 지불 의무는 전혀 없고 응시료도 외산 대비 불과 10분의 1 정도로 합리적이다. 금상첨화로 이들 중에는 유초등부터 성인에 이르는 다양한 수준의 응시자와 학습자들을 위한 평가에 더하여 영어능력 성취를 돕는 연계 교육 콘텐츠와 교수법까지 갖춘 것들도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영어팝송과 할리우드 영화가 우리 문화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대한민국이 세계 6위의 국력, 10위권 경제력을 갖춘 것은 물론, 문화 선진국으로도 떠오르게 된 데에는 K팝, K무비, K드라마, K푸드, K뷰티 콘텐츠 등이 큰 역할을 하였다. 이제는 한류 성공 스토리의 새로운 한 축으로서 정확한 수준별 영어능력 평가 및 다양한 교육 콘텐츠와 교수법으로 영어능력 성취까지 도울 수 있는 K영어를 영어 사대주의 극복 및 독립운동의 결과물로서 비영어권 국가들을 포함하는 글로벌 시장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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