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CRC 아파트 건립 철회, 디자인 클러스터로
캠프 잭슨엔 첨단 기업 유치해 일자리 창출
LH 경기북부본부 유치 성공… 세수입 확대
“미군 공여지에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않겠다.”
김동근(62) 경기 의정부시장은 미군 공여지 개발 방향을 묻자 단호한 태도로 이같이 말했다. 의정부에선 현재 캠프 레드 클라우드(CRC)와 스탠리ㆍ카일ㆍ잭슨 등 반환됐거나 반환 예정인 미군기지 4곳의 개발 계획이 큰 관심사다. 이에 대한 김 시장의 원칙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고 공여지 개발의 밑그림을 그리겠다”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로 요약된다. 11일 시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이런 신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아파트를 지으면 재정은 덜 들지만, 개발이익이 특정 기업에 몰리고 도시 자족 기능은 망가져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CRC와 캠프 카일의 공동주택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번 피력했다.
-미군 공여지 개발 원칙은 정했나.
“의정부에는 6ㆍ25전쟁 당시부터 전국에서 가장 많은 8곳의 미군기지가 주둔해왔다. 개발이 완료됐거나 공사 중인 4곳을 뺀 나머지 4곳에 대해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반환 부지 활용의 원칙은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다. 첨단 기업들이 입지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젊은 층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
-CRC가 7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개발 계획은.
“70년간 일반인 출입이 막힌 CRC 내 통과 도로 1㎞가 3일 임시 개통했다. CRC 개발을 위한 첫발을 뗀 역사적 순간이다. 1953년 7월 설치돼 2022년 2월 반환된 CRC에는 미 2사단 사령 본부 등 230여 동의 건축물이 잘 보존돼 있어 평화와 안보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전임 시장은 물류단지와 아파트 등을 짓는 발전종합계획을 세웠는데, 미래세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적 자산을 송두리째 훼손하는 일이다. 역사적 시설물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디자인 클러스터’로 조성해 미래 핵심 산업기지로 키워 나가겠다. 디자인 갤러리, 예술 공방, 컨벤션센터, 미디어랩 등을 조성하고, 83만㎡ 규모의 디자인 캠퍼스도 만들어 주민 쉼터이자, 미래 산업을 만드는 실험실로 쓰겠다.”
-서울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캠프 잭슨 개발 계획은.
“토양 정화작업이 한창인 캠프 잭슨은 첨단산업 및 자족 시설 용지로 조성하겠다. 관련 기업도 유치하겠다. 2009년 2월 예술 공원으로 계획했으나,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산업시설 부지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캠프 카일과 캠프 스탠리도 지역 발전 측면에서 개발이 시급한데.
“캠프 카일에 아파트 2,000가구와 공공청사 등을 짓는 내용의 민간개발사업은 기업 유치가 절실한 지역 상황을 고려하면 맞지 않다. 아파트를 짓기로 한 사업 계획을 전면 변경할 방침이다. 인근의 을지대학병원, 가톨릭대 성모병원과 연계해 바이오 첨단의료단지로 조성해 관련 기업 유치에 집중하겠다. 캠프 스탠리는 유일하게 반환이 안 됐다. 정부와 기지 반환을 협의 중이다. 이곳엔 정보통신기술(ICT) 캠퍼스를 조성하겠다. 대형 IT 기업을 유치해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
-민선8기 1년 성과를 꼽는다면.
“주민 반대가 거센 고산동 물류센터 인허가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후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관 주도로 추진했던 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도 입지 선정 과정에 주민과 전문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원점부터 다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북부지역본부 유치도 의미가 있다. 매년 70억 원 이상의 세입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 관내 2,300개 기업체에서 한 해 150억 원의 법인세를 내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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