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오염수' 회담
한일 정상에 이어 양국 외교장관도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다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3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일본 정부가 국민적 안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하야시 외무장관과 45분간 비공개회담을 가졌다. 양국 장관의 만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7번째, 앞서 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계기 회담 이후 두 달 만이다. 외교부는 “전례 없이 긴밀한 소통으로 셔틀외교가 복원됐다는 점을 양측이 환영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날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관심도 오염수 문제에 쏠렸다. 박 장관은 "오염수 문제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안전성을 논의하고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협의한 대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기준치 초과 등 이상상황 발생 시 방류 즉각 중단, 우리 측 즉시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하야시 외무장관은 “방류 시작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토를 받으며 모니터링을 신속하게 공표하겠다”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계획대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방류 점검 과정에서 우리 측 민간 전문가의 참여 방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같은 사안을 요청했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 민간전문가 파견은) IAEA에 (이미) 요청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국 장관은 '고위경제협의회'를 연내 재개하기로 했다. 우리 측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과 일본 외무성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간 고위급 포괄적 경제분야 협의체로, 2017년 소녀상 설치에 일본이 항의하면서 중단됐다.
전날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쏜 것과 관련, 양 장관은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전략적 환경 조성을 위해 양국 공조를 지속 강화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은 특히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하고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에 희소 자원을 낭비하는 게 개탄스럽다"고 규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