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14명을 낸 충북 청주 오송의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 책임과 관련해 국무조정실 감찰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참사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현장 방문이나 희생자 조문, 메시지가 없다. 정부 차원의 일관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서라도 오송 참사에 대한 대통령 침묵이 길어져선 안 될 시점이다.
재난 컨트롤타워 최정점에 있는 대통령이 재난을 당한 국민을 찾아가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상이다. 물론 동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17일 새벽 귀국한 윤 대통령은 당일 경북 예천 산사태 피해 현장을, 18일에는 충남 공주와 논산의 수해 피해 농가를 잇따라 방문했다. 하지만 인재로 드러나고 있는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 현장은 어제까지 찾지 않았다. 20일 충북도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방문은 물론 오송참사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위패 논란은 있었지만 유가족 빈소를 찾아 위로하고, 합동분향소를 엿새 연속 조문했던 행보와도 사뭇 비교된다.
게다가 오송 참사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무력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드러낸 관재(官災)다. 검찰이 어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충북경찰청, 충북도청, 청주시를 동시 압수수색한 것도 국가시스템 불신에 대응한 조치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 사이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관련자들은 면피하기에 급급하다. 국무조정실이 112신고 대응 허위보고 의혹을 수사의뢰하자, 경찰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국민을 참담하게 하는 이런 모습은 참사에 대한 대통령 메시지가 선행되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혼선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가 국정운영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재난의 컨트롤타워, 안전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국민은 이처럼 재난과 싸우는 대통령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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