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가 21일 100만 명을 넘었다. 여행·레저 업계 중 처음이자 일반 기업으로는 드물게 '골드 버튼'을 받게 됐다. 2011년 1월 만들어진 뒤 12년 만인데 특히 올 상반기에만 새 구독자가 23만 명이 넘었다. 에버랜드 사람들은 요즘처럼 대중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라고 한다.
이 특별한 경험은 2020년 7월 20일 한국에서 태어난 첫 번째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福寶)' 때문이다. 최근 삼성역과 전대·에버랜드역에 등장한 푸바오의 생일 광고가 화제였다. 유명 아이돌이나 배우의 생일 혹은 데뷔 날에 봤던 그 광고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푸바오 갤러리' 팬들이 수백만 원을 모아 마련했다고 한다. 예스24에 따르면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아기 판다 푸바오'는 예약 판매만으로 1위(7월 13~19일)에 올랐다.
지난 2, 3년 동안도 푸바오가 인기를 끌었지만 곧 한국을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진 요즘은 신드롬에 버금간다. 전 세계 모든 판다의 소유권을 가진 중국은 과거엔 다른 국가에 친선 표시로 판다를 증정했지만 1983년 희귀 동물은 팔거나 기증할 수 없다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가 간 교역에 관한 국제적 협약(CITES·일명 워싱턴 조약)' 이후 푸바오처럼 중국 바깥에서 태어난 판다는 중국에 가야 한다. 판다 '샹샹'도 2월 자신이 태어난 일본을 떠났다.
푸바오의 인기는 무엇보다 푸바오가 동물원 식구들이나 관람객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앙증맞은 표정과 몸짓을 보여줘서지만 그 뒤에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정성이 있었다. 에버랜드 사육사들은 진심을 다해 푸바오를 돌보고 동물원 측은 이벤트와 행사를 준비하고 가족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와 굿즈를 만들어 푸바오를 열심히 알렸다. 마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많은 것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푸바오를 보며 위안을 얻었다. 특히 1,000만 반려인들은 푸바오와 '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의 모습에 호응했다. 푸바오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강 사육사의 팔짱을 낀 영상은 조회 수가 1,900만을 넘었을 정도다. 업계에서는 에버랜드의 푸바오 마케팅도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안겨주던 푸바오. 에버랜드는 푸바오를 언제 중국에 보낼지를 두고 이르면 다음 달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와의 협의에 들어간다. 에버랜드 측은 "만 네 살이 되는 2024년 7월 20일 이전에 한국을 떠나는 건 확실하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향해 "푸바오 중국에 안 가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라는 간절한 요청까지 하고 있다. 중국은 푸바오 아빠 러바오와 엄마 아이바오의 고향이지만 푸바오에게는 '낯선' 곳이니 걱정된다는 이들도 많다. 흥미로운 것은 일부 중국 누리꾼들 역시 "정말 행복해 보인다. 한국에서 살게 하면 안 될까" 하는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사육사들은 그러나 자이언트 판다는 만 네 살 즈음 사회생활을 시작해 짝을 만나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푸바오를 위해 중국으로 가는 게 낫다고 한다. 아쉽지만 푸바오의 앞날을 위해서는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갓 태어난 쌍둥이 여동생들에게 더 많은 응원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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