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쯤 작성한 '탄원서 요청문' 공개
"2학년만 주씨가 원하는 강사가 성교육"
"특수교사로서 한 점 부끄러움 없다"
웹툰 작가 주호민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특수교사가 사건 당시 "(주씨 부부가) 본인 아이만 생각하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며 "20여년의 교직 생활이 물거품 되는 이 상황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호민씨로 부터 고소당한 특수교사 A씨가 사건 발생 3개월 뒤 주변에 탄원서 작성을 요청하며 쓴 글이 공개됐다. 이 글은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초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자신을 "20여년 경력의 특수교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주씨 아들이 다니는 경기도의 한 초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주씨 부부에게) 다시 여학생 학부모님과 전화통화 하기를 권했으나 거부했다"며 "일단 이 문제는 남학생(주씨 아들) 학부모님이 사과를 우선으로 하고 여학생 학부모님의 감정을 누그러뜨린 후 이루어져야 하는 일들인데, 여학생을 비롯한 학급 아이들에 대한 배려 없이 오로지 본인 아이만 생각하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후 전교생에게 성교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도 강사 교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전교생 성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외부 강사와의 조율도 모두 제가 했다"며 "이 성교육 진행에서도 학부모님(주씨 부부)은 본인이 알고 있는 성교육 강사로 해 달라고 요청을 해서 다시 2학년 학생들만은 이 학생 학부모님이 원하는 성교육 강사로 섭외해 교육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최대한의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부단한 노력으로 학폭 사안이 잘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9월21일 경찰로부터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 가량 흘렀지만... 3년, 30년 이상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씨의 아들이 입학 후 친구들의 뺨을 때리거나 갑자기 가방을 잡아 당겨 친구를 놀라게 하거나 배꼽을 올리는 등의 행동을 보였지만 "1년 반 동안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
특수교사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A씨는 "20여년 특수교사 생활 중 여러 사건 사고를 겪었다"며 "학생이 던진 소화기에 코뼈에 금 간 적도 있고, 학생이 던진 의자에 다른 학생이 다치는 것을 막다가 제 발가락이 부러진 적도 있었으며, 지체장애 학생들의 신변처리로 추간판탈출증도 겪어 입원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여년의 교직 생활이 물거품 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운전 중에 두 번이나 운전대를 놓는 상황을 벌였다"며 "가족들이 생각 나 정신을 차리려고 정신과 치료도 적극적으로 받고 있으나 현재 2시간 이상 잠을 못 자는 불면, 불안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는 특수교사라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다시 아이들을 만나고 싶고 그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하고 싶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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