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신작 '아레스'
우주 SF 배경, 수동 액션 필요한 보스전으로 차별화
돈 쓸수록 강해지는 확률형 BM은 여전
올해 한국에선 유독 여러 게임회사가 대형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신작을 동시에 쏟아냈다. 그런데 표절 논란이 있을 정도로 판박이였기에 많은 이용자들이 피로감과 불만을 터트렸다. 그럼에도 올해 출시된 MMORPG 대부분은 나름 매출에서 성과를 거뒀다. '익숙한 맛' 때문에 이들 게임을 옮겨 다니며 즐기는 이용자들의 힘도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떠도는 이용자를 오래도록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결국 그 게임만의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 개발사 세컨드다이브가 제작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유통하는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도 익숙한 한국형 MMORPG에 약간의 차별성을 더한 사례다.
상상하던 '우주여행'은 아니지만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10일 아레스의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미디어에 두 시간가량 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보통 MMORPG에서 택하는 중세 문명과 판타지 배경을 벗어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사이언스픽션(SF) 설정을 바탕으로 캐릭터가 장착한 네 종류의 '슈트(기계 갑옷)'와 다양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에 기대감이 컸다.
첫인상만 봐서는 다른 게임과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배경이 우주라기에 화려한 공중 액션을 기대했건만 이용자의 캐릭터는 대부분 땅바닥을 걸어다녔다. 이용자가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는 '수동 액션'의 종류가 다른 게임에 비해 다양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플레이는 캐릭터가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 사냥'을 택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다.
네 가지 '슈트' 바꿔가며 즐기는 액션
그럼에도 제작진은 "수동을 좋아하는 이용자와 자동을 좋아하는 이용자 모두가 아레스를 재밌게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반신반의하며 지난달 25일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을 다시 붙잡았다. 결론은 제작진의 호언장담에 근거가 없진 않았다는 것이었다.
초반을 돌파해 약간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나면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야 해결할 수 있는 '보스 몬스터'와 전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캐릭터를 움직여야 큰 공격을 피할 수 있었고 피하지 않으면 바로 게임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채로운 액션도 인상적이었다. 게임에 나오는 네 가지의 슈트는 각각의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방패를 든 '워로드'는 위험할 때 공격을 튕겨내고 반격할 수 있었다. 공격형인 '헌터'와 '엔지니어'는 공격을 회피했다 가까운 곳에 달려드는 기술에 능했다.
아레스는 슈트별로 쓰임새를 달리하고 게이머가 미리 슈트 3개를 선정해 전투 중에도 번갈아 가며 플레이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액션과 성장 과정에 지루함을 덜었다. 실제 캐릭터 조종에 게임패드(전용 컨트롤러)를 지원하는 것도 화려한 액션에 자신감이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결정이다.
어김없는 확률형 BM
이 게임 역시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으로 대표되며 여러 게임사가 뒤쫓아 내놓은 한국형 MMORPG의 자장 안에 있다. 핵심 비즈니스 모델(BM)이 확률형 아이템 판매다. '오딘'과 '아키에이지 워' 등 유사한 게임을 여럿 서비스해 매출 성과를 거둔 카카오게임즈가 '익숙한 맛'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제작진은 "게임의 많은 부분이 순수하게 게임 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지만 결국 경쟁에서 이기려면 확률적으로 획득되는 고성능 슈트가 필요하다. 캐릭터를 따라다니는 '오퍼레이터'와 고속으로 이동하는 '탈것'도 확률형으로 판매된다.
일단 이용자들은 익숙한 맛과 새로운 맛의 조화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아레스'는 출시 첫 주 구글 플레이와 애플 등 양대 앱 마켓 스토어에서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선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독창적 세계관과 화려한 전투 액션 등이 이용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나 '오딘'처럼 오래 사랑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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