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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지난 4월 내놓은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2’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가톨릭 신자 수는 594만9,000여 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11.3%다. 기독교와 불교에 이어 3위지만,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졌던 최근 몇 년 동안 신자가 3만5,000여 명이나 늘었다. 다만 30세 미만 연령대에서는 지속적으로 신자가 감소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확정된 2027년 가톨릭세계청년대회(WYD) 서울 개최는 240년 한국 천주교 역사에 기록될 낭보다.
□가톨릭세계청년대회는 1985년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에 의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됐다. 2~4년 주기로 열리는데 가톨릭 교세가 강한 스페인과 폴란드 등 유럽이나 미국, 브라질 등 아메리카에서 주로 개최됐다. 아시아권에서는 199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게 유일하다. 일주일간의 대회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모인 청년 신자들은 다양한 종교 행사에 참여해 신앙적 결속을 다지면서 이해의 폭을 넓힌다.
□마닐라 대회에 역대 최대인 400만 명이 몰렸고, 올해 대회가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에도 150만 명 이상이 운집했다. 최소 수십만 명에서 최대 수백만 명 청년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라, 대회가 열리는 국가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크다. 올해 리스본 대회도 8,000억 원의 부가가치 효과가 추산됐다. 서울 대회에도 최소 35만 명 이상의 청년들이 전 세계에서 모일 것으로 한국 천주교 측은 예상하고 있다.
□가톨릭세계청년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도 개최 확정 직후 “정부와 서울시, 전국 지자체와 협조해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4년이라는 준비 기간은 긴 시간이 아니다. 2017년 개최 확정 이후 6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4만3,000명 규모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도 준비 부실로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정부가 새만금잼버리를 '반면교사' 삼는다면 가톨릭세계청년대회로 '권토중래'가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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