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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가 기후변화 시대의 태풍, 과하다 싶게 대비하길

입력
2023.08.0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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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 상륙 이후 태풍 특보 발효 예상 시점. 기상청 제공

제6호 태풍 '카눈' 상륙 이후 태풍 특보 발효 예상 시점. 기상청 제공

제6호 태풍 카눈이 다가오고 있다.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서쪽으로 상륙한 뒤 북서진하면서 한반도를 세로로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풍속은 시속 126㎞에 달하지만 진행 속도는 느려 9~11일 지역에 따라선 600㎜가 넘는 비가 내리거나 시간당 1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수도 있다. 지난달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경북 예천 산사태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미 물을 잔뜩 머금은 채 약해진 지반은 추가 붕괴 가능성도 있다. 원전 밀집 지역까지 영향권에 있는 만큼 정부와 각 지자체는 철저한 대비와 비상체제 가동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어처구니없는 인재(人災)가 되풀이되는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 천재지변을 인간의 힘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정부와 지자체, 경찰 중 어느 한 곳에서 통행 금지만 시켰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지난해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의 비극과 태풍 힌남노의 피해도 인재라는 점에선 마찬가지였다. 이미 큰 대가를 치른 만큼 안타까운 희생이 재연돼선 안 된다.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상습 침수 지역을 우선 점검하고 차수막을 설치하는 등 세심한 보호와 대책도 요구된다.

물론 강도 ‘강’ 정도의 태풍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태풍의 향배나 위력을 점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펄펄 끓기 시작한 전 세계 바다는 태풍을 점점 더 사납게 만들고 있다. 지구 해수면 평균온도는 역대 최고치인 섭씨 20.96도까지 상승했다. 폭염으로 달궈진 땅과 제7호 태풍 란의 발달도 변수다. 아무리 만전을 기해도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이 언제든지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늘 해오던 수준의 기상재해 대비책으로는 기후변화 시대의 태풍 피해를 막는 데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책을 강구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고 있다. 서귀포=뉴스1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고 있다. 서귀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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