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소비 반토막… 어민들이 무슨 잘못했길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해녀와 어민들이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절망했다.
53년간 해녀로 일한 김계숙(70) 제주해녀협회 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주도에만 해녀 750명 정도가 있다"며 "오염수가 방류되면 물질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한다"고 우려했다. 성게 등 해산물 소비가 줄면 생계에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는 데다가 바다에 들어가 물질을 하는 직업 특성상 건강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물질을 하다 보면) 바닷물을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는데, 하루에 한 다섯여섯 번을 먹는다"며 "1년 열두 달 누적이 되면 그게 얼마나 우리 몸에 해롭겠냐"고 말했다.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도달하기까지 수년이 걸린다고 해서 어민들의 막막함이 줄어들진 않는다. 김 회장은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도달하는 데) 3년 내지 10년은 걸린다지만, 분위기는 그게 아니지 않냐"면서 "시급한 건 방류를 안 했으면 제일 좋겠다. 오염수 자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해산물은 아직 안전하니까 앞으로 3년 동안은 마음 놓고 드셔도 된다. 우리 어민들을 좀 살려주시는 걸로 생각하고 (해산물을) 드셔 달라"며 울먹였다.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도 방송에서 "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소비가 반토막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오염수 방류 소식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저뿐 아니라 모든 어민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지금도 어시장에 물건 사러 온 차들이 없다고 한다. 생물 가격은 반토막이 났고, 통영에선 고기를 잡아도 안 팔리니까 조업을 나가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참담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 전부터 소비가 줄었는데 앞으로는 최소 50% 정도 소비 감소가 있을 것"이라며 "금액으로 따져도 (손해가) 4조5,000억 원 이상"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왜 어민들이 피해를 당해야 하냐"며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냐. 정부가 답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방류를 멈추게 할 수 있으면 멈춰야 한다. 최대한 빨리 6개월이 됐든 1년이 됐든 멈추기만 한다면 원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