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예상 뛰어넘은 보복 조치
어민 불만·피해 더 커질까 전전긍긍
중국 정부 "방류 강행한 일본 책임"
중국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에 반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일본 정부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에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국내 어민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해를 막을 현실적 방안은 사실상 없다.
25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중국의 전면 금수 조치는 일본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은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4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즉시 수입 금지령을 내렸다. 일본 농림수산성 간부는 “무엇이든 대응이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예상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중국 대응 조치를 피할 순 없을 것이란 인식이 정부에 있었지만 실제 조치는 예상보다 강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항의하자 중국 정부는 "핵 오염수 방류를 강행한 일본의 책임"이라고 맞받았다. 오카노 마사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이 24일 우장하오 주일본 중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금수 조치의 조기 철폐를 요구하자 우 대사는 “당연하고 꼭 필요한 조치이며, 이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조치로 일본 어민들의 피해가 더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일본 어민을 대표하는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책을 요구했다. 니시무라 장관은 정부가 마련한 800억 엔(약 7,270억 원)의 기금을 활용해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답했다.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도 자체 보상 제도를 통해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지난해 수입액은 871억 엔(약 7,930억 원)으로, 일본 정부가 적립한 기금보다 많다. 게다가 중국에 수출하려던 물량이 일본에 풀리면 내수 가격이 떨어져 피해가 더 커진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수출 지역 발굴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일본산 수산물이 다른 나라에서 환영받을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치권에선 28일 중국을 방문하는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에게 조심스러운 기대를 걸고 있다. 공명당은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 왔으며, 야마구치 대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친서를 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려 하고 있다. 24일 기시다 총리와 면담한 야마구치 대표는 기자들에게 “공명당은 양국 관계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중국과 교류를 지속했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해) 중국 측에 이해를 구하고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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