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평, 공정 수능 가능성 봤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마지막 모의평가가 실시된 6일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시스

'공정한 수능'을 위한 첫걸음인 9월 모의평가가 끝났다. 9월 모의평가는 입시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유독 올해는 걱정과 불안 등에 휩싸여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9월 모의평가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학생들에게 유리한, 이른바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이다. 다행스럽게도 9월 모의평가는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 있는 문항을 출제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을 지켜보면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공교육과 EBS연계 강좌만 충실히 이행한 학생도 수능에서 얼마든지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9월 모의평가를 계기로 킬러 문항을 활용한 사교육업계의 '불안마케팅' 또한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그간 불안마케팅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보며 느꼈던 무거운 마음과 교사로서의 자괴감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6월 사교육 경감대책에서 공정 수능이라는 방향성을 발표한 이후 사교육 업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수많은 불안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9월 모의평가는 시험이라는 본질에 충실하고자 각별히 신경을 쓴 모습이 엿보였다. 당연히 공부해야 했던 개념이 출제되었고, 이를 정확하게 알고 응용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47만여 명의 수험생이 응시하였으니 체감 난도는 당연히 천차만별일 테지만, 이번 9월 모의평가는 수능시험에 대비한 모의시험으로서 좋은 사례를 보여준 셈이다.

시험공부 방식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사교육에 의존하며 단순하게 암기하거나 기계적으로 문항을 풀던 방식에서 공교육과 EBS연계교재를 통해 본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제 수능 대비이다. 누군가는 여전히 수능의 방향성을 의심하고 수험생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9월 모의평가를 통해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변별력을 갖춘 '공정한 수능'이라는 방향성이 확인된 만큼 수험생들은 흔들리지 말고 공교육에 충실히 임하면서 EBS연계교재 등을 활용하여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묵묵히 채워나가야 한다.

이제는 흔들릴 이유도 시간도 없다. 수능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해야 할 일은 선명해진 것이다. 학교 수업만으로 풀 수 없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배제되었으니 포기할 문제도 없고, 포기할 이유도 없다. 모의평가 분석을 토대로 제대로 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규칙적인 실행 과정은 습관이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학습 패턴은 실제 수능에서 흔들리지 않는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9월 모의평가 결과를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말자. 모의평가는 '과정'일 뿐이다.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평가 결과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정리하고, 수능까지 남은 70여 일 동안 이를 보완하면 된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교육에 과하게 의존할 필요도 없다. 학교 수업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정도임을 기억해 달라. 고된 준비를 하고 있는 모든 수험생에게 수능일이 새로운 해방의 날이 되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