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사업자 김만배씨가 지난 대선 직전, “윤석열 검사가 부산저축은행 대출브로커 조우형씨를 봐줬다”고 인터뷰한 내용이 허위라고 검찰이 밝히면서, 이를 보도한 언론사들의 윤리 문제가 가열되고 있다. 언론사들의 자성이 우선돼야 함은 자명하다. 하지만 진실이라고 믿고 보도한 언론까지 고의성을 가진 ‘정치공작’ 세력이라 매도한다면 심각한 언론자유 위축을 부를 것이다.
검찰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김씨에게서 받은 1억6,500만 원을 허위 인터뷰 대가로 보고 수사 중이다. 허위 폭로를 기획한 김씨는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 그런데 인터뷰 녹취록을 보도한 뉴스타파, 이를 인용 보도한 MBC, JTBC 등까지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나온다. 전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조작 인터뷰 4개 아이템을 할애해 보도한 방송사 등 집중적으로 가짜뉴스를 실어 나른 언론 매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정치공작의 배후와 공모·동조한 자를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매체 폐간”, “원스트라이크 아웃”도 언급했다.
뉴스타파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금전거래가 밝혀진 후 사과했다. 당연한 조치이다. 당시 보도가 충실한 취재를 기반으로 반론보장이 제대로 되었는지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언론 입장에서 사실관계를 100% 검증하기엔 한계가 있는 현실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대법원 판례는 허위보도라도 진실로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언론에 의한 명예훼손은 주로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정정보도나 민사소송으로 갈음한다. 그만큼 언론자유가 중요해서다.
이 사건도 언론중재위와 소송을 통해서 건별로 판단하면 될 일이다. 인터뷰 내용이 결과적으로 허위로 드러났다고 해서, ‘매체 폐간’ 운운한다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공익제보나 내부고발도 원천봉쇄될 수 있다. 언론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언론자유를 제한하면 더 큰 민주주의의 후퇴를 부를 위험이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