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학부모 사업장·직장 등 별점 테러
폐업·정상 영업 활동 방해 등 피해 속출
최근 서울 도봉구의 한 은행에 '별점 테러'가 쏟아졌다.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한 교사의 가해 학부모가 부지점장으로 근무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의 비난 댓글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20일 한 대형 포털에서 운영하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에 표시된 해당 은행 지점에는 "'제가 1,000만 원이 어딨어요' 하며 군대 가서까지 돈 걱정하던 어린 선생님의 한숨이 죽을 때까지 귓가에 맴돌길" "여기 부지점장이 1,000만 원 만들기 재테크를 잘한다는 소문에 찾아왔다" "남을 괴롭게 한 건 일시불로든 할부로든 다 돌려받게 돼 있다. 남에게 아픔 주고 피해 주지 말자" "손님에게도 갑질하고 횡령할까 봐 겁나서 이 지점은 더 이용 못하겠다" 등 항의 리뷰가 줄을 이었다. 이들은 5점 만점인 별점 평가에 1점을 무더기로 줬다.
맛이나 서비스 등을 평가해 정보를 공유하는 별점 제도가 사적 제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숨진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부모가 운영하는 가게와 직장 등에 무차별적 별점 테러를 가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엉뚱한 영업장이 피해를 입은 경우도 발생했다.
별점 테러가 쏟아진 이 은행의 온라인 별점 리뷰에는 "가해 학부모가 회사 그만두면 별점을 복구하겠다" "이 은행에 있던 계좌 다 없애고 다른 은행을 이용하겠다" 등 해고 요청과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이어졌다. 대전 교사 사망 사건 당시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밥집은 항의가 쏟아지면서 폐점했다. 다른 학부모가 운영하는 미용실과 체육관 등에도 별점 테러가 잇따랐다.
한 대형 포털 관계자는 "과거에 별점과 댓글을 권력 삼아 악용하는 소비자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커 별점을 폐지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배달 앱 등 별점 제도가 많이 남아 있어 정보 공유 취지와 달리 악용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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