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대화 모색 중인 일본
'국제 무대 고립' 인상 기피한 중국
아사히 "양국 이해 맞아 떨어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해안 방류를 두고 외교 무대에서 충돌해 온 일본과 중국이 제78차 유엔총회에서는 자제 모드에 들어갔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9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21일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도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오염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24일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개시한 후 두 나라가 이 문제를 두고 여러 외교무대에서 거듭 충돌해온 것과는 다른 행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반발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중국에게 “돌출 행동을 했다”며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당시 같은 회의에 참석한 리창 중국 총리는 일본의 ‘처리수’ 명칭을 ‘핵오염수’로 정정하며 “일본은 국제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라”며 맞불을 놨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오염수 논란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건 두 나라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대화를 모색 중인 일본과, 국제무대에서 고립된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중국의 뜻이 맞아떨어지며 갈등을 피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외무성 소속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일본을 지지하는 나라가 늘어나 굳이 유엔 무대에서 (오염수를) 얘기를 꺼낼 필요가 없었다”며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으로부터 반론을 초래하는 일을 피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중국의 동맹국이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비판을 대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의 마나세 소가바레 총리는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인프라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한 후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 처리수를 바다에 방출한 것에 경악했다"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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