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따라 국회 제1당의 대혼돈 사태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24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회복치료에 들어갔다.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23일간 단식보다 하루가 더 긴 것이다. 그러나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일반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채 감행된 경우와 이 대표 단식은 많이 달랐다. 단식 중 진행된 초유의 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민주당 운명이 이 대표 구속 여부에 대한 법원 판단에 맡겨진 상황이다.
중대 고비를 앞둔 탓인지 우려스러운 행태도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영장심사 담당판사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대학 동기이며 검찰이 이를 고려해 판사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유창훈 판사가 서울대 법대 92학번 동기라는 것이지만, 법무부는 입장문을 내고 “김 의원이 언급한 판사는 한 장관의 대학 동기가 아니고 일면식도 없다”고 바로 반박했다. 자칫 판사 좌표찍기를 통한 사법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 자중해야 한다.
민주당 내부의 ‘마녀사냥’도 멈춰야 한다. ‘피의 복수’ 같은 섬뜩한 선동에 살인 암시글까지 방치해선 곤란하다. “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나가 심사받겠다”던 이 대표의 국회대표연설을 국민이 알고 있다. 총선 민심을 걱정해 ‘방탄정당’ 오명을 벗으려는 일부 의원들의 이견을 공격하는 건 민주당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과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민주당은 내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강도 높은 쇄신을 통해 정권과 정부를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할 건강한 야당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이 대표 구속 여부는 사법 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야당 대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부담도 크겠지만, 인신구속 필요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엄정하게 따져 공정한 판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구속 결정은 민주당의 파란으로 이어지겠지만, 불구속 땐 검찰의 타격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법원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자세로 영장심사에 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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