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중국인 20여 명이 서해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중국인 해상 밀입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꾸준히 늘고 있다. 단속된 사건만 파악되는 한계가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밀입국은 근래 없던 일이다. 여기에 최근 밀입국은 소형보트와 제트스키까지 동원하는 등 수법이 다양해져 우려를 키우고 있다. 범죄는 물론 안보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군경의 강화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번에 검거된 22명의 중국인들은 충남 보령시 대천항 해상의 한 선박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어 밀입국을 시도했다. 당국은 이들이 중국 산둥성 가장 동쪽 웨이하이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웨이하이는 충남 해안과 인천 등 서해까지 직선거리로 400㎞가 안 돼 밀입국을 시도하는 중국인 대부분이 이곳을 거친다. 최근에는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소형 이동수단을 이용한 밀입국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8월 제트스키를 타고 서해를 건넌 30대 중국인이 인천 앞바다에서 적발됐고, 2020년 태안에서 검거된 8명은 레저용 소형보트를 이용했다.
중국인들의 밀입국은 침체된 중국 경제상황과도 관련이 있어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제주에 관광 명목으로 온 중국인이 "자녀 키울 형편이 안 된다"며 8세 아들을 유기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감시망으로 이들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소형보트나 제트스키 등은 야간 식별이 어려운 현실이다. 태안반도 일대에서 정체불명의 소형보트 발견 소식이 종종 들려오는 것도 구멍 뚫린 감시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해상 밀입국을 시도하는 중국인 대부분은 불법취업이 목적이다. 하지만 최근 급증하는 마약류 반입이나, 범법자들의 유입 통로로 이용될 수도 있어 한층 강화된 대응책이 요청된다. 군경을 중심으로 장비 체계 고도화와 해안경비 강화는 물론 밀입국 알선 조직 단속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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