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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할 뿐 쇠퇴하지 않을 중국 경제

입력
2023.10.0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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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중국 상하이의 헝다센터 빌딩 전경.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헝다센터 빌딩 전경. 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결국 쇠퇴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질문을 촉발한 것은 기대 이하의 성장률이다. 올 3월 중국은 '엔데믹'과 함께 '리오프닝'을 선언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5% 내외로 겸손하게 전망한 이유다. 2021년 '제로 코로나' 때 기록한 8.11%의 성장률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그러나 2분기가 지나면서도 중국 경제의 성장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쇠퇴론이 부상했다.

작년 12월부터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의 위험한 쇠퇴', 중국 쇠퇴에 대비한 정책 제언 등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 경제가 독자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수준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반도체라는 4차 산업의 핵심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아킬레스건 절단에 비교할 수준으로 중국 경제가 치명상을 입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조짐을 보이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부동산 문제 해결은 국유기업의 개혁을 전제한다. 이는 금융, 건설, 인프라, 건설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 관련된 모든 국유기업의 개혁을 의미한다. 1990년대 말 중국이 제조업 분야 국유기업에 대해 강력한 개혁을 시도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가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요구당한 개혁 수준과 맞먹을 것이다. 정치적 민주화에서부터 제도와 재정의 투명성, 산업 및 기업의 구조조정, 정경유착의 단절 등 정치·경제 체계의 완전한 탈바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쇠퇴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한때 성행했던 중국 붕괴론이 종적을 감춘 이유에서 귀납이 가능하다. 자유주의, 신자유주의, 신국가주의, 선진자본주의 등 다양한 경제학 이론에 근거해 중국 붕괴론이 제기되었다. 중국의 재정 건전성 문제와 부실금융, 그리고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결과는 뭔가. 중국은 붕괴하지 않았다. 중국의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1970년대부터 미국의 쇠퇴론도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미국이 건전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과 같이 규모의 경제력을 갖춘 나라는 회복력이 강하다. 이들의 규모가 이들이 창의력, 혁신능력과 개혁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여의치 않으면 이들은 외교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이유다. 물론 그 때문에 우리의 레버리지는 강화되고 있다. 4차 산업의 핵심 부품을 우리가 대량으로 제조·생산하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익의 극대화와 국익 손실의 최소화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미국과의 공조와 중국과의 소통이 필요한 때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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