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모사드, 서안지구에 집중"
최첨단 미 아이언 돔도 무용지물
"전체 방위 시스템 실패"
세계 최강의 첩보망을 자랑해 온 정보기관도, 최첨단 방공망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앞에 무용지물이 됐다. '이스라엘판 9·11 테러'라 불릴 정도의 충격을 준 하마스의 공격 앞에 이스라엘 정보망과 안보망이 동시에 뚫리며 무력화된 것이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대대적인 기습 공격에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 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는 하마스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와 정보기관을 자랑했지만, (하마스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에 빠졌다(미 CNN방송)",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로 기록될 것(블룸버그 통신)"이란 지적이 나왔다.
특히 첩보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모사드는 광범위한 첩보망과 자금력 등을 보유한 이스라엘의 전설적인 정보기관으로 통한다. 하지만 모사드는 최근 하마스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폭력 사태를 부추기는 것에 집중했고, 이스라엘의 군사 대응을 피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미 월스트리저널(WSJ)은 보도했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정보망을 자부하는 모사드가 사실상 '헛다리'를 짚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도 하마스가 공격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한편, 이스라엘이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해 도입한 미국의 최첨단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 돔'도 하마스의 동시다발적 로켓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는 등 '구멍'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2021년 말 감지 장치와 지하 벽 등을 갖춘 스마트 국경 시스템까지 구축했지만 방어막은 작동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정보 및 안보 당국의 실책이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브라이언 카툴리스 정책 담당 연구원은 "이번 하마스의 침공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작전이었다"며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감지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WSJ에 말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조너선 콘리커스 전 국제담당 대변인은 CNN에 "전체 방위 시스템이 실패한 것"이라며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필요한 방어를 하지 못한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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