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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솔로지 열풍에 여름 한정판 카스 레몬도 200만 캔..."카스 1위 수성엔 이유가 있다"

입력
2023.10.11 12:00
수정
2023.10.11 13:4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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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브랜딩 담당 서혜연 오비맥주 부사장 인터뷰

서혜연 오비맥주 부사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오비맥주 본사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서혜연 오비맥주 부사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오비맥주 본사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올해 여름 주류 시장을 강타한 키워드는 단연 믹솔로지(Mixology)다. 취향에 맞는 술을 섞어 먹는 믹솔로지 열풍은 위스키에 탄산수를 타 마시는 하이볼부터 시작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레시피와 함께 진화 중이다.

믹솔로지 열풍에 국내 대표적 맥주 브랜드 카스도 가세했다. 오비맥주는 여름을 맞아 한정판으로 믹솔로지 열풍에 힘입은 '카스 레몬 스퀴즈'를 선보였다. 카스 맥주에 신선한 이탈리아산 레몬 과즙을 더한 이 제품은 '카스에 레몬 하나를 통째로 넣은 것 같다'는 평가와 함께 약 두 달 사이 200만 캔이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앞서 7월 중순에는 출시 2주 만에 100만 캔을 팔았는데 이는 오비맥주가 선보인 시즌 한정 제품 중 가장 짧은 기간에 올린 판매 기록이다.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오비맥주 본사에서 만난 서혜연(40) 오비맥주 내셔널 브랜드 총괄 부사장카스 레몬 스퀴즈의 인기를 통해 최근 주류 트렌드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신제품을 내면 시음 행사를 하지만 이번엔 물량이 모자라 이벤트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며 "카스 레몬 스퀴즈를 그대로 마시기도 하지만 얼음을 넣거나 다른 술을 섞어 하이볼 스타일로 마시는 등 온라인에서 마시는 방법을 개성 있게 재창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맞는 올여름 4년 만에 맥주 야외 행사도 줄을 이었다. 오비맥주는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에서 카스 레몬 스퀴즈 팝업 매장을 열고, 서울랜드에서는 카스쿨(CassCool)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서 부사장은 "주말마다 스무 건 넘는 이벤트를 열고 직접 참여했다"라며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바쁜 여름이었다"고 말했다.



믹솔로지 열풍 반영한 '카스 레몬 스퀴즈'

올여름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에서 열린 '2023 카스쿨 페스티벌' 현장 내 소비자 체험존. 오비맥주 제공

올여름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에서 열린 '2023 카스쿨 페스티벌' 현장 내 소비자 체험존. 오비맥주 제공


카스 레몬 스퀴즈는 카스의 여섯 번째 상품이다. ①오리지널 맥주인 카스 프레시가 1994년 첫선을 보인 뒤 ②알코올 도수를 6.9도까지 올린 카스 레드(2007년) ③기존 카스보다 칼로리를 33% 낮춘 카스 라이트(2010년) ④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로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치다 마지막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한 무알콜 맥주 카스0.0(2020년) ⑤밀로 만든 카스 화이트(2022년) 이후 16개월 만에 낸 신제품이다.

서 부사장은 "국내 맥주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이렇게 다양한 라인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것은 카스뿐"이라며 "1위 브랜드 카스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2년째 1위 브랜드'라는 수식어를 앞세운 카스는 더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여름을 보냈다. 국내 라이벌 맥주 경쟁사가 4년 만에 신제품을 내면서 가정 시장 점유율 추격에 속도를 높인 것. 오비맥주는 카스 레몬 스퀴즈 같은 신제품, 다양한 야외 이벤트 등으로 1위 지키기 전략을 펼쳤는데 그 선봉에는 국내 카스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는 서 부사장이 있었다.

그는 4년 전인 2019년 경쟁사가 맥주 신제품을 내고 맹렬히 뒤쫓을 무렵에도 카스의 브랜드 전략을 맡았다. 이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전체 매출 비중의 60%를 차지하는 식당, 술집 등 유흥 시장이 꽉 막히는 2연타를 맞으며 최대 위기에 몰렸다.

당시 카스의 리브랜딩을 맡은 서 부사장의 선택은 국내 맥주 사상 처음으로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병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맥주 업계는 그동안 햇빛 때문에 맛이 변할지 모른다는 걱정으로 갈색, 초록색 등 유색 유리병을 써 왔기 때문에 내용물의 색을 알 수 있는 투명병의 등장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카스가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변신하려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패키지부터 마케팅까지 '올(All) 체인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1년 투명병 카스로 점유율 위기 극복도

2021년 배하준 오비맥주 사장이 투명병에 담긴 '올 뉴 카스'를 소개하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2021년 배하준 오비맥주 사장이 투명병에 담긴 '올 뉴 카스'를 소개하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카스는 투명병으로 바꾸면서 햇빛이 투과돼도 맛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레시피 개선에도 공을 들였고, 일반적으로 젊은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업계의 관행을 깨고 투명병 카스 광고 모델로 배우 윤여정을 내세우는 등 보다 넓은 세대를 아우르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리뉴얼과 마케팅 변신은 카스의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줬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가정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카스 프레시 점유율은 2019년 41.3%에서 2021년 38.6%까지 떨어졌지만 2022년에는 41.3%로 되살아났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카스 프레시는 42.3%의 점유율을 기록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서 부사장은 "맥주 광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게 해변가에서 시원한 맥주를 맛보는 내용이지만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 카스는 '진짜 멋진 여름 맥주 광고' 편에서 편의점 알바, 취업 준비생, 요리사 등 젊은이들이 일터에서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내용을 강조했다"며 "카스는 1등 브랜드로서 지나친 음주를 조장하지 않으면서도 사람 관계 속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맥주 한잔의 힘을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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