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무장 대원 3만 명" 추산하지만
실체 파악 안 돼 "군비도 가상화폐로 조달"
민간인 희생 클수록 이스라엘 부담 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은 국가 대 국가의 싸움이 아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세력에 불과하다. 병력 규모도 비교가 무색할 만큼 이스라엘이 압도적이다. 그런데도 "하마스 궤멸"을 벼르는 이스라엘의 의지가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다. 그 이유가 뭘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와의 교전을 "문명과 야만의 대결"로 규정하고 "하마스 궤멸"을 공언했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은 이스라엘 영토에서 하마스 전투 요원 시신 1,500구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침투했다 사살된 요원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근 자국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한편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이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약 36만 명의 예비군을 모았다"며 "이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하지만 '하마스 초토화'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하마스의 실체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처럼 조직된 단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무장대원의 숫자를 약 3만 명 정도로 보고 있지만, 하마스는 조직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전문가들도 회의적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연합군사연구소(RUSI)의 중동 전문가인 토비아스 보르크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력을 파괴하는 것인데, 문제는 하마스의 군사력을 잘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비 조달 과정도 투명하지 않아 고사시키기도 힘들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가상화폐 분석업체 비트오케이(BitOK)를 인용해 "2021년 8월 이후 약 2년 사이 하마스가 가상화폐 계좌로 4,100만 달러(약 550억 원)어치 이상의 가상화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 단체로 지정돼 국제은행망이 막혔다. 이란, 시리아 등 이스라엘의 적대국들이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설도 파다하다.
전력만 놓고 보면 이스라엘의 압승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가 2021년 추정한 하마스의 미사일 비축량은 약 8,000기 이상이지만, 이스라엘은 중동 최강의 군사 강국이다.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질로 삼고 이들을 '인간 방패'로 삼는 것도 전력 차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 등 전선이 확대돼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면 부담이 커지는 건 이스라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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