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핵 공격, 선택지 가능" 발언 파문
네타냐후 "현실과 동떨어져"... 각료 회의 배제
이스라엘의 한 극우 성향 장관이 가자지구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는 선택지를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한 그의 발언을 두고 파장이 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까지 나서 이 장관을 각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미차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 가자지구에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며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전쟁) 실패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이어 "가자지구에 대한 핵 공격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극우 성향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 소속이다. 이 정당은 반(反)아랍, 반팔레스타인 선동에 앞장서 왔다.
엘리야후 장관의 발언은 이내 파문을 일으켰다. 가자지구는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이 촉발한 이스라엘 전쟁으로 현재까지 수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등 무고한 희생이 잇따르고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 제1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 내 급진주의자들의 존재는 하마스를 물리치고 모든 인질을 구해내는 전쟁의 목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엘리야후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엘리야후 장관의 발언을 두고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군은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비전투 인력의 피해를 피해야 한다는 국제법을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엘리야후 장관을 모든 각료 회의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은유적(metaphorical) 표현이었다"며 발을 뺐다. 그는 엑스에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핵 공격 발언이 은유적 표현이라는 걸 알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인질들이 안전하게 돌아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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