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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보호 실행 난제 '학생 분리·민원 처리'... 국제학교는 교장이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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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보호 실행 난제 '학생 분리·민원 처리'... 국제학교는 교장이 앞장

입력
2023.12.01 04:30
수정
2023.12.01 09: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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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교권 보호]
제주 NLCS·BHA 등 국제학교
교권침해, 학교 차원 단계별 대응
악성 민원 판단 땐 교장이 처리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소재한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전경. NLCS 누리집 화면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소재한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전경. NLCS 누리집 화면

교육당국의 교권보호 대책이 일선 학교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학교 관리자와 교사 간 갈등이 빈번한 가운데, 국내 국제학교들의 교권침해 문제 대응 체계에 교직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한 '문제학생 분리 지도' '학부모 민원 대응'의 책임 소재와 관련, 이들 국제학교는 학교 차원에서 단계별로 대응하고 교사 혼자 감당하기 힘든 사안은 교장이 나서 수습하고 있었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제주 소재 국제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제주는 학생이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하면 사안의 경중을 따져 담당 교사가 아닌 학교 전체가 단계별로 대응한다. 신체·언어적 괴롭힘 등 중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학년부장, 교감, 교장 순으로 문제학생 면담이 이뤄진다.

반복적으로 교원 지도에 따르지 않는 학생은 '레드카드'를 받는다. 모든 교사가 볼 수 있는 내부 생활지도 시스템에 학생 행동을 기록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담임교사뿐 아니라 모든 교사가 문제학생에게 카드를 꺼낼 수 있다. 기준도 엄하다. NLCS에 재직 중인 A교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레드카드는 교권 침해를 피해 교사만 감당하지 않고 모든 교사가 공동 대응하는 취지"라며 "일반 공립학교와 달리 교사에게 '왜요'라며 반복 불응하는 경우도 중대 교권도전 행위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수업 등 교육활동을 방해한 학생은 교장이나 교감이 별도 분리 공간으로 데리고 간다. 교사에게 폭언하거나 동료 학생에게 폭력을 가했다면 '블랙카드'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런 학생은 즉시 교장실로 분리되고 학부모가 호출된다. 이후 학칙에 따라 정학 등 무거운 처분이 내려진다.

캐나다 사립여학교 브랭섬 홀 자매학교로 제주에 설립된 브랭섬홀아시아(BHA)도 대응 방침이 비슷하다. 수업에 지장을 주는 학생은 즉시 분리돼 학년 부장교사의 교육 프로그램을 받고 교장·교감과 직접 면담해야 한다. 교장은 분리된 학생을 교장실에 데려오거나 함께 산책하며 직접 지도한다. 교권도전 행동은 내부 시스템에 기록돼 모든 교사에게 공유된다.

서울 대원국제중도 문제학생에게 교사의 경고·지도, 교감이 책임지는 정서순화 교육 등 단계별로 조치를 강화하고, 개선이 없으면 학교 관리자가 학생과 학부모를 특별 면담한다. 학생생활규정에는 '교사의 교권은 인간의 존엄성과 교사 권위 유지를 위해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권리'라고 명시했다.

국제학교에선 학부모 민원도 학교 관리자 책임 아래 유기적으로 처리하는 체계를 갖췄다. NLCS와 BHA는 교장 등이 민원을 함께 공유하고 학부모 면담 전 내용을 사전 숙지한다. 반복적이거나 교육활동 방해 침해 우려가 있는 민원으로 판단되면 교장이 직접 처리한다. 교사의 요청이 있으면 학교 관리자가 초기부터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는 게 교사들의 얘기다. 교직원 연수 과정에서 '민원은 혼자 감당하지 말고 학교 차원에서 팀을 이뤄 대응할 수 있게 하라'는 취지의 안내도 한다.

학부모에게 학칙에 따른 문제 행동별 조치를 미리 설명해 분쟁 소지를 줄이기도 한다. BHA는 학기 초 학부모 설명회에서 학생 분리 조치 절차 등 내용을 알리고 서명이 담긴 동의서를 받는다. 예컨대 폭력 행위를 한 학생은 우선 분리 공간으로 보내고 부모에게 연락해 즉시 귀가 조치하게 한다는 규정을 고지하는 식이다.

제주 소재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의 긍정적 학습 행동을 위한 학생 생활지도 대응 체계. 제주교사노조 제공

제주 소재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의 긍정적 학습 행동을 위한 학생 생활지도 대응 체계. 제주교사노조 제공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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