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수펙스 이끌던 부회장 네 명 뒤로 물러나
최창원 부회장의 부상, 그룹 쇄신 이끌 전망
50대 '준비된 CEO' 대거 선임…변화 바람 불 듯
최태원(63) SK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59)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그룹의 '넘버 2'에 올라섰다. SK그룹은 그동안 주요 계열사의 대표(CEO)로서 이끌던 60대 부회장들을 비롯한 CEO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며 조직 쇄신에도 나선다.
SK는 7일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의결하고 각 관계사 이사회에서 결정한 대표이사 등 임원 인사 내용을 공유 및 협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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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 수펙스 이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창원 부회장을 임기 2년의 새 의장으로 선임했다. 최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로 최태원 회장과 사촌이다. 차분하면서도 합리적 성격을 가진 최 부회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면서 SK그룹의 인적 쇄신 과정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부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 취임에 이어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SK그룹은 최 의장 선임을 두고 "최 부회장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60대 부회장 물러나고 50대 CEO 전면
2017년부터 7년 동안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63) 의장과 장동현(60) SK㈜ 부회장, 김준(62)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60)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네 명의 부회장들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그동안 경륜을 바탕으로 후배 경영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의 빈자리는 50대 사장들이 채운다. 각 관계사는 이사회를 열어 SK㈜ 사장에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을, SK이노베이션 사장에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을,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56) SK㈜ 머티리얼즈 사장을,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를, SK온 사장에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선임했다. 또 SK㈜ 머티리얼즈 사장에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에 김원기(53)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각각 보임됐다. 박 부회장 퇴진으로 SK하이닉스 곽노정(58) 사장은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경영진 또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온다"며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규 임원 줄인 SK, 최태원 장녀는 최연소 임원으로 선임
SK그룹은 글로벌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수 관계사가 조직을 효율화하고 임원 규모를 축소했다. 올해 신규 선임 임원은 총 82명으로, 2023년 145명, 2022년 165명, 2021년 107명 대비 크게 줄었다.
최연소 임원으로는 1989년생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그는 입사 7년 만에 임원에 올라섰다.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했다가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21년 7월 복직해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했다.
SK그룹은 "각 사가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를 한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 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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