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8일 'CES 2025' 현장 참석
엔비디아 CEO와 9개월 만에 재회...향후 사업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이어가고 있는 인공지능(AI) 가속기 동맹의 공고함을 확인했다. 두 대표의 만남은 2024년 4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최 회장은 이날 CES가 열리고 있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 CEO와 만나 "사업과 관련한 여러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존에는) 상대(엔비디아)의 요구가 '더 빨리 개발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SK하이닉스 개발 속도를 선제적으로 높여 '헤드투헤드(Head-to-Head)'로 서로 빨리 만드는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발언은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요청을 뒤쫓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제품 성능 개선이 많이 이뤄져 납품 속도를 크게 높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가속기에 필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SK AI 서밋' 때는 "황 CEO와 만났을 때 6세대 HBM(HBM4)을 일찍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더라"면서 "다시 만나는 게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엔비디아가) 컴퓨팅을 잘 이해해 컴퓨팅 관련 설루션을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서 만드는 회사라는 것이 황 CEO의 생각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 CEO가 CES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띄운 로봇을 주제로도 의견을 나눴다며 "코스모스 플랫폼도 존재하니 앞으로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좀 더 논의하자는 정도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모든 것에 AI 들어간다...한국 뒤처지면 안 돼"
3년 연속으로 CES를 찾은 최 회장은 올해 CES를 둘러본 감상으로 "모든 것에 AI가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전시"라면서 "로봇이나 우리 주변 기기 안에 AI가 탑재되는 것이 일상화되고 상식화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SK그룹 역시 올해 CES 전시에 SK텔레콤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업 비전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 관련 비즈니스를 중점 추진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효율적 AI 데이터센터(AIDC) 설루션 모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한국이 AI 산업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AI는 이제 좋든 싫든 해야만 하는 것이고 이 경쟁에서 뒤처지면 반도체·조선·철강 등 그동안 우리가 자랑하던 모든 산업의 경쟁력이 위협 받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국의 AI 산업 발전을 위해선 △자체 AI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의 개발 △제조업·로봇 등 특화 AI 전략 지원 △AI 인프라 확충과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력 육성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다른 나라, 다른 곳에 전부 의존하게 되면 우리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가 필요한 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 회장은 앞서 이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과 함께 CES 전시장을 둘러봤다. SK그룹 전시관을 찾아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설루션,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 등을 관람한 그는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가 개발한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 보이며 "방금 팔고 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삼성전자 전시관도 방문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만났다. 한 부회장이 "갤럭시 S25(스마트폰)가 22일 공개된다"고 하자 최 회장은 "또 바꿔야겠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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