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세금으로 챙겨 보는 금융수익
세금 줄여 실질수익률 높이는 금융상품 선택
비과세 및 세금우대 금융상품 최우선 활용
비과세종합저축계좌 가입 시 연간 200만원 면세
ISA 활용하면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
농협·수협·신협 등의 예탁금, 출자금도 절세상품
특정연도 이자·배당소득 몰리지 않도록 분산하고
증여를 통해 금융자산 분산시키는 방법도 유용
편집자주
※누구나 부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만으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풍요로운 노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이 부자 되는 노하우를 3주에 1번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부자될 결심!
연 5% 금리를 주는 금융상품(A)과 연 4.5% 금리를 주는 금융상품(B)이 있습니다. 둘 중 어떤 금융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A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금융상품 수익에서 발생하는 세금입니다. 금융상품에 투자해 받는 수익은 세금을 제하고 나머지를 받게 되는 ‘세후수익’입니다. 이 세후수익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아야 어떤 금융상품이 유리한지 제대로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위에서 A(연 5%)는 일반과세가 되는 예금이고, B(연 4.5%)는 비과세종합저축으로 가정해 보겠습니다. 일반예금의 경우 이자수익의 15.4%를 이자소득세로 내야 합니다. 따라서 이자소득세율을 반영한 세후수익률은 4.23%(=5%*(1-0.154))가 됩니다. 비과세종합저축의 경우 세금을 전혀 떼지 않으므로 세후수익률은 그대로 4.5%가 적용됩니다. 비과세종합저축의 금리가 일반예금 금리보다 낮아도 세후수익률로 따져 보면 수익률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단순하게 수익률로만 비교해 봤을 때는 일반예금이 비과세종합저축보다 유리한 상품이지만 세금까지 고려하니 반대로 비과세종합저축이 유리한 조건이 됐습니다. '세금이 얼마나 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생각보다 세금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대에는 연 7% 이상의 높은 금리로 이자수익을 얻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고금리 시대라고 하는 것은 주로 대출자 입장에서 이자 부담이 커져서 하는 이야기이지 4%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는 예금금리는 자산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크게 고금리라고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금리가 충분히 높지 않다면 금융소득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므로 세금을 최대한 줄여 실질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투자환경 변화에 따라 금융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세금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투자하려는 금융상품에서 어떤 종류의 금융소득이 발생하고, 얼마만큼 세금이 붙는지 알아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입니다. 세금이라고 하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껴져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세금을 알고 자산관리를 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보통 소득세는 소득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인데, 금융소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자소득이 발생하면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를 하는데,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인 사람 모두 똑같이 15.4%를 부담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아지면 다른 소득들과 합산해 누진세율로 과세를 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금융소득종합과세’ 제도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개인별로 연간 이자 및 배당소득 합계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금융소득을 근로소득, 사업소득, 임대소득 등 다른 소득들과 합산해 종합소득 구간에 따라 누진세율(6.6~49.5%, 지방소득세 포함)을 적용하여 과세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자소득이 3,000만 원 발생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었을 때를 가정하고, 다른 소득 수준에 따라 얼마나 세금을 더 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금융소득 2,000만 원까지는 다른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적용세율이 15.4%로 동일하게 원천징수로 정리됩니다. 그러나 2,000만 원을 초과하는 1,000만 원은 종합소득으로 과세가 되는데 다른 소득이 많을수록 과세율도 높아짐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됩니다. 근로소득 3,000만 원이 있는 경우 초과된 금융소득 1,000만 원을 합산하면 종합소득이 4,000만 원이 되고, 이 구간에 해당하는 종합소득세율 16.5%(165만 원)만큼이 과세됩니다. 만약 사업소득으로 1억 원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융소득 1,000만 원을 합산해서 종합소득은 1억1,000만 원이 됩니다. 그럼 해당하는 종합소득세율이 38.5%로 많이 높아져 금융소득 1,000만 원에 대한 세부담이 385만 원으로 크게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한편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종합소득 구간에 따라 세금부담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고소득층으로 분류돼 자금출처 조사나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전환 등 부수적인 부담도 더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최근 투자환경 변화에 따라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배당소득’이 발생하는 금융상품(펀드, ELS 등)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부자들뿐만 아니라 중산층에서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금융상품 투자 시 사전에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 이를 적절하게 고려하는 자산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금융소득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최대한 줄여 실질적인 금융소득으로 지키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비과세 및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최우선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세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비과세 상품은 가장 강력한 절세 수단입니다. 만 65세 이상이거나 장애인이라면 비과세종합저축계좌에 가입하여 원금 5,000만 원 한도로 이자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4% 금리라면 연간 200만 원 정도 이자수익에 대해 비과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65세 미만이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인이라면 누구든지 개인형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할 수 있어 가입기간(3년 또는 5년) 동안 발생한 금융소득에 대해 최대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고, 한도를 넘는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 혜택을 받게 됩니다.
이 밖에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에서 가입 가능한 상호금융예탁금, 출자금 등도 활용하기 좋은 절세상품들입니다. 현재 예탁금은 1인당 3,000만 원, 2025년 12월 31일까지 발생한 이자에 대하여 비과세(단, 농어촌특별세 1.4% 부과)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6년 5%, 2027년부터 9%가 지방소득세 없이 부과되지만 종합소득 과세표준에는 합산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세금우대 상품의 지위는 가져갈 예정입니다. 출자금은 현재 1,000만 원 한도로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내년(2024년)부터 2,000만 원으로 한도가 상향될 예정이니 관심을 두고 지켜볼 만합니다. 다만 출자하는 조합이나 금고의 경영 실적이 좋지 않으면 배당을 하지 않거나 배당률이 낮을 수 있으니 경영실적이 좋은 출자대상 금융기관으로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예탁금은 예금과 같이 이자수익으로, 출자금은 실적에 따른 배당수익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둘째,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의 발생시점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1년간 발생한 금융소득에 대하여 과세합니다. 따라서 특정연도에 금융소득이 몰리지 않게 분산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한 부담을 줄이거나 피해갈 수 있습니다.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 금융상품의 경우 만기시점을 분산하고, 이자를 한 번에 받기보다는 매월 또는 매분기 이자를 받는 상품을 선택해 소득발생시점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펀드와 같이 만기가 따로 없는 금융상품의 경우, 펀드이익(배당소득)을 많이 쌓았다면 펀드를 한꺼번에 환매하는 방법보다는 적정금액으로 나누어 환매하면 소득시기를 분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 마지막으로 증여를 통해 금융자산을 분산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단 세금우대상품을 개인별로 가입하면 절세효과를 그만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소득종합과세도 개인별로 연간 금융소득에 대해 과세합니다.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금융자산 증여를 통해 금융자산 자체를 분산시켜 자연스럽게 금융소득도 분산되게 할 수 있습니다. 10년 동안 통산하여 배우자는 6억 원, 자녀는 5,000만 원(미성년자 2,000만 원)까지 증여세 부담이 없으므로 미리 증여를 하고 신고해 두면 세금부담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합니다. 선택의 결과는 오로지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이기에 현명한 선택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게 됩니다. 자산관리를 하는 과정 속에서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투자 시 현명한 선택을 하여야 수익과 자산증가라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 수익에만 관심을 두기보다는 시야를 넓혀 금융수익에서 발생하는 세금까지 관심을 좀 더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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