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 지원방안’으로 ‘신생아 특례대출’이 다음 달 29일부터 시행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세대주나 1주택자(대환 대출)가 대상이다. 해당자가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매입할 경우, 최대 5억 원을 최저 1.6%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내년 2월부터 청약 기능을 갖춘 고금리 저축상품인 ‘청년 주택 드림 청약통장’, 임신ㆍ출산 가구에 공공분양 ‘뉴:홈’에 대한 ‘신생아 특별공급’ 등도 함께 시행된다.
지난 8월에 발표된 지원방안이 전혀 새로운 건 아니다. 신생아 특례대출만 해도 지난 1년 한시 서민ㆍ신혼ㆍ다자녀가구를 대상으로 시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을 사실상 대체하는 정책이다. 그럼에도 이번 방안은 지원대상과 범위를 조정해 임신ㆍ출산 가구에 대한 직접 지원 효과를 크게 높인 게 특징이다. 소득기준 등에서 결혼가구가 미혼가구보다 불리했던 보금자리론과 달리, 맞벌이 부부 소득기준을 1억3,000만 원까지 확대한 것 등이 현실적 개선의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여 년간 무려 20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저출산대책은 실패했다. 실제 지난해 합계출산율과 신생아 수는 각각 0.78명, 24만9,000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2018년 1.33을 기록한 혼인 대비 출산율도 같은 기간 1.24로 떨어져 결혼해도 출산을 하지 않는 경향이 심화했다. 예산은 방만하게 집행됐고 정책은 겉돌았다. 이번 지원방안이 청년가구 주거 지원을 출산과 직접 연계시키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저출산은 비단 주거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일자리와 소득, 자녀 양육 및 교육비 부담도 출산을 꺼리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번 방안 시행과 함께 자녀 양육지원, 대ㆍ중소기업 근로자 소득격차 완화 방안 등 유기적 지원책이 조속히 강구될 필요가 크다. 다만 신생아 특례대출 등은 자칫 가계부채 증가 및 집값 불안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출산 지원책의 실효성을 높이되, 적절한 부동산 및 가계부채 관리책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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