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하 시점 언급 없자
6거래일 만에 2600선 깨져
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지난달 글로벌 증시가 큰 폭 상승했던 만큼 조정 장세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0.78% 하락한 2,587.06에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이후 6거래일 만에 2,50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틀간 하락폭은 3%를 웃도는데, 기관 투자자 혼자 2조 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냈다.
다소 후퇴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세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참가자 비율은 이날 한때 64.8%로 감소했다. 전날엔 70%에 육박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 연 4%를 '터치'하는 등 '고금리가 예상보다 지속될 수 있다'는 조정된 전망은 시장금리에도 반영됐다.
실망감은 간밤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안겼다. 당시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각자 생각하는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표시)를 통해 올해 3번의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의사록에도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고점 또는 고점 부근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기재됐다. 하지만 금리인하 시기에 관한 언급이 없고 "경제 여건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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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매그니피센트7(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으로 불리는 대표 기술주가 나흘 연속 하락하며 시가총액 501조 원이 증발했다. '아이폰 수요 약세' 전망에 애플 투자등급이 하향된 것이 주효했고, 전날엔 네덜란드 반도체제조장비업체 ASML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 이슈까지 불거졌다. 일본 닛케이225, 중국 상하이종합 등 아시아 증시도 이날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금리인하에 의존한 상승장이 12월 내내 이어졌고, 그 반작용으로 '올해 1월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나왔기 때문이다. 1월 효과는 막연한 낙관에 기대 연초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달 26일 NH투자증권은 "빠른 금리 하락으로만 상승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은 낮게 평가된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날 "증시 과열을 덜어 놓는 국면으로, 전날과 동일하게 연말 수급의 후폭풍으로 코스피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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