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된 후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지 않고 소방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논쟁이 커지고 있다. 수준 높은 국립 부산대병원의 역량을 감안할 때, 그곳에서 수술받는 게 정도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가족 결정을 두고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은 또 다른 혐오 정치임을 알아야 한다.
4일 부산시의사회는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의사회는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해야 했다”며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지적했다.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도 “경정맥 같은 혈관 손상 치료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서은숙 최고위원은 “환자가 정신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서 수술하고 간호하는 게 가능하도록 부산대병원에 요청한 것”이라며 “쾌유를 기원하고 야만적 정치 테러를 규탄하는 것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의료인이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이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긴 어렵다. 헬기이송이 소방청 기준에 부합하다고 하나, 보통 사람들은 요청 자체도 쉽지 않다. 지역거점병원의 역량을 믿고 현지에서 수술을 받았다면, 지역의료체계에 대한 신뢰를 직접 보여준 모범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급 상황에서 가족들의 사적인 결정을 두고, 정치적 혐오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의 지역 공공의료체계 확대 정책까지 공격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본말이 전도됐다. 다만 민주당도 이번 논쟁을 계기로 정책과 비전은 말로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는 것을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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