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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밤 두톨에서 영글었다

입력
2024.01.12 18: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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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 동화 '현명이'

동화 '현명이'의 한 장면. 현명이가 교장 선생님에게 알밤을 건네고 있다. 시공주니어 제공

동화 '현명이'의 한 장면. 현명이가 교장 선생님에게 알밤을 건네고 있다. 시공주니어 제공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이름을 각인시킨 그의 대표시 '풀꽃'이다. 24글자밖에 안 되는 짧은 시엔 세상 모든 존재가 지닌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깊은 울림이 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시인은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얻은 감동에서 시의 영감을 얻었다. '현명이'는 시인이 '풀꽃'의 탄생 배경을 동화 형식으로 세상에 전하는 책이다. 현명은 시인이 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운영한 글짓기 교실에 참여했던 남자아이의 이름이다.

이야기는 교장 선생님이 충남 공주 계룡산 기슭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의 왕흥 초등학교에 부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전교생이 45명, 담임 선생님은 4명뿐이다. 선생님이 적으니 특기반의 종류도 많지 않다. 교장 선생님은 글짓기반을 하나 더 만든다. 글짓기반에는 여자아이 7명과 현명이가 찾아온다. 현명이는 공부가 조금 모자라고 고집스러우면서도 때때로 제멋대로였다. 그래도 아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롭게 어울렸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과 친구가 됐다. 그중에서도 더 친한 친구가 된 현명이는 어느 날 아이들 몰래 교장실로 찾아와 알밤 두 톨을 건넨다. 외양이나 행동으로 속단하지 말고 존재 내면에 깃든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그 아름다움이 세상의 빛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걸 교장 선생님은 알게 됐다. 그걸 알려준 것은 아이들이었다.

'풀꽃'은 "초등학교 선생을 하지 않았다면 쓸 수 없었던 시"라고 시인은 고백한다. '풀꽃'에도, '현명이'에도, 시인의 "제일 평화롭고도 아름다웠던 시절"이 고스란히 담겼다.

현명이·나태주 지음·박기종 그림·시공주니어 발행·100쪽·1만3,000원

현명이·나태주 지음·박기종 그림·시공주니어 발행·100쪽·1만3,000원


나태주 시인. 시공주니어 제공

나태주 시인. 시공주니어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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