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2세 중성화된 수컷 푸들을 기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평소처럼 산책하는데, 갑자기 강아지가 "깨갱" 하는 비명 소리를 냈습니다. 슬개골 탈구가 있어서 다리가 아픈지 만져보았는데요. 다리는 전혀 불편해하지 않더라고요. 가끔 엄살을 부리기도 해서, 이번에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또 산책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강아지가 "깨갱깨갱" 하며 비명을 계속 질렀어요. 이렇게 아파하는 소리는 처음 들어서 너무 놀랐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쳐다볼 정도로 소리 지르며 아파하더라고요. 겨우 집으로 데리고 와서 겉옷을 벗기려고 하니 또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러고는 꼬리를 내리고 구석으로 가서 숨고 덜덜 떨었어요. 이런 적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디스크 때문에 이럴 수도 있다고 하던데 정말일까요? 도대체 왜 그런 건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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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방학동물병원 이상민 원장입니다. 우선 사연 속 강아지가 갑자기 많이 아파해서 보호자분이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산책 중 나타난 비명소리와 집에서 꼬리를 내리고 몸을 떠는 행동은 통증을 표현하는 행동이 맞습니다. 다만 어느 부위의 통증인지는 불분명해 보이는데요. 사연 속 강아지가 비명을 지르고 아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려견이 비명을 지른 이유 알아보기
1. 발과 발바닥 패드의 부상
강아지의 발과 패드에 상처가 있다면 아파하고 발을 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아지의 발톱이 부러지거나 발에 상처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외관상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면 발을 하나하나 만져봐서, 네 발 중 유독 못 만지게 하는 발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2. 관절의 이상
사연 속 반려견은 슬개골 탈구가 있다 보니, 정상적인 관절을 가진 강아지에 비해 부상의 위험이 더 높습니다. 사연자분이 강아지의 다리를 만져봤을 때 통증이 없다고 하신 걸로 보아 무릎 관절 주변의 부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엉덩이 관절 주변도 만져봐서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또 강아지 관절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촉진뿐만 아니라 보행 시 모습을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걸을 때 어디를 불편해하는지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불편함을 보인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3. 척추의 이상
사연 속 반려견의 경우 다리를 드는 증상은 없고, 옷을 벗길 때 통증을 느끼고 구석진 곳에서 몸을 떠는 모습이 관찰되는데요. 이런 증상으로 볼 때 목부터 골반까지 몸의 중심이 되는 척추나 척추 주변 근육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척추 문제의 대표적인 예시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질환)과 척추 근육의 불안정성 등이 있는데요. 이로 인해 통증을 느껴 움직임이 둔화되고, 침대나 소파에 잘 오르던 반려견이 잘 오르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위에 알려드린 3가지 요인 외에 더 고려할 부분으로는 곤충에 물리거나 쏘인 상처가 있는지, 소화기 질환으로 복통이나 식욕 저하가 있었는지, 노령견의 경우 퇴행성 관절 질환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도 강아지가 비명을 지를 수 있기에 해당되는 게 있다면 병원에 가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가장 의심되는 척추 질환
위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사연 속 강아지가 통증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질환)이나 척추 주변 근육 이상 문제가 가장 의심되는데요. 이럴 때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개의 추간판 탈출증 (Inter vertebral disc disease, IVDD)은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부드러운 쿠션 같은 디스크(추간판)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디스크의 역할은 충격을 흡수하고 척추에 유연성을 주는데요. 이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파열되어 척수나 신경이 압박되고 통증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연 속 반려견처럼 심한 통증으로 인해 산책을 잘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심할 경우 보행 시 다리를 끄는 행동과 배뇨와 배변의 장애(요실금, 변실금)가 나타나기도 하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의사의 촉진으로 통증 부위와 감각을 확인하는 신체검사가 필요합니다. 또 방사선이나 초음파 같은 영상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 디스크로 확인된다면 상태에 맞는 치료 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비교적 경미할 경우 보존적 관리(휴식, 진통소염제 및 물리 치료 등)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심한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 처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증의 추간판 탈출증이라면 외과적 치료의 적정 시기(Golden time, 회복 가능한 시기)가 있으니 강아지가 계속 아파한다면 빨리 병원에 가서 진단받아야 합니다.
디스크가 아니라면, 척추 주변 근육의 이상으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무리한 산책 및 스트레스 등으로 근육과 인대에 피로가 누적되면, 근육이 긴장(수축)되어 길이가 짧아지면서 유연성이 떨어져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발생하면 절뚝거림, 점프나 계단 오르기를 꺼림, 뻣뻣한 보행 자세, 운동 감소, 촉진 시 통증 호소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또한 휴식 및 진통 처치 같은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근본적으로 척추 주변 근육의 피로를 누적시키는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고관절이나 슬개골 관절의 이상을 확인하고 수술적 교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산책 시 비명을 지르고 집에서도 통증을 느끼는 반려견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처럼 반려견이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끼고, 구석진 곳에서 몸을 떠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앞서 말씀드린 문제가 없는지 잘 관찰하시길 바랍니다. 불편한 정도가 미약하거나 병원에 가기 애매한 상황이라면 운동을 제한시키고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럼 이번 솔루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반려견의 통증이 해소되어 보호자분과 즐거운 산책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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