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가 몸담고 있는 밀알복지재단 장애인식개선센터 소속 발달장애인들이 취업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발달장애인 신진 미술작가 발굴·양성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이 프로젝트의 교육생으로 선발된 발달장애인들은 수개월간 전문가의 미술 교육을 받는 등 미술 작가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을 밟았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이들의 가능성을 엿본 몇몇 기업은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고용된 발달장애인들은 기업 소속 작가로 그림을 그리며 직업 예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밀알복지재단은 발달장애인 고용문제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예술을 통해서다. 밀알복지재단은 문화체험형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사업 '브릿지온(Bridge On)', 성인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양성사업 '인블라썸(In Blossom)'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 분야에 재능 있는 발달장애인들이 자아실현은 물론 경제적 자립까지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10여 년 전, 장애로 인해 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에게 예술교육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될 거라 보고 미술과 음악교육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뛰어난 집중력과 창의력으로 재능을 발견한 발달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똑같이 경쟁하여 미술대학에 수석 합격하기도 하고 전업 예술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들이 예술을 통해 사회에 통합되는 모습을 본 밀알복지재단은 교육에 이어 일자리 마련에도 도전했다. 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개발원 지원을 받아 장애예술인들을 '장애인식개선 교육 강사'로 고용하고, 교육이 필요한 기업과 기관 등을 찾아가 전시·공연 등 문화체험 형태로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문화예술이라는 일상적인 방법으로 진행한 교육은 인식개선을 불러일으키며 장애인을 고용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고 있다.
예술은 우리의 일상 속에 항상 존재하고, 우리의 사회 가치관과 문화를 형성한다. 그렇기에 발달장애인 고용확대의 해법으로 예술을 제시해본다. 장애예술 교육 분야의 투자를 늘려 장애인도 예술의 향유자를 넘어 주체자로서 성장하도록 확대하는 한편, '문화체험형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의 개수를 늘려 장애예술인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대면 교육을 장려하는 제도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인식개선을 꾀했으면 한다. 예술로 발달장애인의 고용을 촉진하는 일, 속도는 느리더라도 변화는 분명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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