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역구 공천의 4분의 3 이상을 확정한 어제까지 컷오프(공천탈락)된 현역 지역구 의원은 한 명도 없다. 이른바 윤핵관, 지도부, 중진의 험지 출마나 불출마 등 공천 혁신을 이끌겠다는 앞선 혁신위 의지에 못 미치는 결과다. 이른바 공천 혁신은 성과가 저조한 의원 퇴출과 참신한 인사 등용을 통해 신선한 감동으로 민심을 잡는 게 목적인데 혁신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국민의힘은 어제까지 공천신청 접수 242곳 중 184곳의 후보 명단을 확정했다. 단수공천이 102곳, 경선 74곳, 전략공천(우선추천) 8곳이다. 이 가운데 현역 의원 113명 중 공천탈락자는 2명으로 이마저도 비례대표 의원이다. 컷오프는 공천위 심사를 통해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영남권 의원 교체 비율이 절반이 넘고,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은 60%가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공천위원회가 쇄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29일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처리가 예정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쌍특검법 표결을 염두에 두고 현역 의원 컷오프를 늦추고 있다지만 극소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21대 국회에서 성과로 평가받을 만한 국민의힘 의원이 이렇게 많다는 뜻인가. 총선 불출마 의원도 ‘윤핵관’으로 불린 부산 사상의 장제원 의원에 그쳤고, 그 지역구마저 장 의원 최측근으로 채워졌으니 의미가 퇴색하기는 매한가지다.
물론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교체와 관련해 “경선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인적 쇄신이 없다는 비판은 이르다”고 반박한다. 불공정 공천 논란으로 극심한 잡음을 내고 있는 민주당 난기류에 묻혔을 따름이지 그간 그토록 강조했던 공천혁신이 이 수준이냐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6선인 대구 수성갑의 주호영 의원은 국민의힘 비대위의 험지출마 요구를 받았지만 결국 경선에 참여하게 되면서 지역 내 반발이 이는 상황이다. 혁신 포장이 국민의 눈속임이 된다면 유권자의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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