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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추락한 제주 경제… 위기의 K관광 현주소다

입력
2024.02.28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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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유채꽃이 만개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서우봉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27일 오후 유채꽃이 만개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서우봉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제주 지역의 생산∙소비∙고용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 도시 제주의 경기 둔화는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K관광의 현주소에 다름없다.

통계청의 ‘2023년 연간 지역경제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제주의 고용률(69.2%)은 전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의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1.2% 줄었다. 두 지표 모두 전국 시∙도 중에서 제주도만 홀로 감소했다. 그뿐 아니다. 상품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하락률이 6.3%로 전국에서 가장 컸고, 생산 지표인 광공업생산(-2.4%) 역시 미끄러졌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제주는 관광객 수가 경기와 직결된다. 지난해 입도 관광객은 3.7% 줄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 감소율이 8.3%였다. 1인당 씀씀이도 줄었다. 그러니 소비도, 생산도, 고용도 모조리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

물론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보복여행 수요와 가파른 엔저(低) 등 외부 요인이 크긴 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 국내 관광객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달콤함에 취해 숙박비나 음식값, 렌터카 비용 등 관광지 물가를 턱없이 올려놓은 ‘바가지 상혼’이 큰 몫을 한 것도 사실이다. “제주도 갈 비용이면 일본이나 동남아에 간다”는 뉴스가 쏟아졌고, 온라인에는 바가지와 불친절 서비스 경험담이 줄을 이었다. 실제 지난해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 관광객은 696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25%나 늘었다.

관광 자원이 그리 많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제주 관광산업 추락은 제주만의 문제일 수 없다. 정부가 작년과 올해를 ‘한국 방문의 해’로 정했음에도 작년 여행수지 적자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잘 보여준다. 요즘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한 시대에 소비자들 평가는 냉혹하다. “지금은 가격을 많이 내렸다”고 항변하지만, 한번 등을 돌린 관광객을 다시 잡으려면 환골탈태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고 그런 수준의 캠페인이나 형식적인 자정 결의 정도로는 만회가 쉽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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