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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 우려 ‘칩스법’, 외교 총동원해 불이익 최소화를

입력
2024.03.1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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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이 지난해 7월 SNS에 공개한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공장 공사 현장. 삼성전자 제공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이 지난해 7월 SNS에 공개한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공장 공사 현장. 삼성전자 제공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미국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보조금을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 이상 받을 것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건설하며 4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미정부는 2022년 칩스법을 제정하고 보조금을 내세워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독려해 왔으며, 이달 중에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주요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받는 기업은 단연 미국 업체인 인텔로 100억 달러 정도 지원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텔은 2021년 이후 미국 내에 435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는 점에서 TSMC도 비슷한 규모의 보조금이 지급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보조금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정부의 압박 속에 생산기지를 미국에 건설하고 있는데 건설비 등이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외신은 총건설비가 80억 달러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TSMC와 비슷한 비율로 보조금이 결정된다면 추가 건설비의 25% 남짓한 보조금만 받게 된다. 삼성전자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텔에는 당초 전망대로 보조금 100억 달러가 지급되는 것이다. 가뜩이나 인텔이 AI칩 분야에서 삼성전자 추격을 공식 선언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까지 불공정하게 지급된다면 더 힘겨운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업에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정부도 나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자국 우선 지원은 결국 비효율을 키우게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국내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 우위를 잃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기업도 반도체 공급망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투자와 기술 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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